'무효표' 명·낙 충돌.."결선투표 무력화 심각" vs "경선 불복 협박이냐"

이철 기자 2021. 9. 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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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측 "무효표 처리, 경선 일정 멈추더라도 당무위부터 소집해야"
이재명측 김남국 "당규 충돌 없어..문제제기, 불공정 시비 휘말릴 수 있다"
이낙연,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7.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이낙연 후보 측은 30일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의 무효표 처리 방식을 두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이낙연 후보 측은 당장 경선을 중지하더라도 무효표 논란을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재명 후보 측은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당 선관위가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전 후보가 기존에 얻었던 득표 수를 총 유효투표수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의 득표율이 모두 상승하게 됐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1위 후보자가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할 경우 1,2위 후보간 결선투표를 치르게 돼 있어 현재 50%대 초반(53.37%)인 이재명 후보 득표율의 최종 과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세균·김두관 전 후보의 득표를 유효투표에서 제외하지 않을 경우 이재명 후보 득표율은 51%로 떨어진다.

이낙연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에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면 모든 것을 다 중지하고 당무위를 소집해 이 결정부터 하는 게 순서가 맞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규정 자체가 문제점이 있는 상황에서 그냥 그대로 진행한다는 것은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소지가 생긴다"며 "후보가 맞다, 안 맞다 이렇게 나올 것 아닌가. '저 후보 정상적인 후보 아니다' 라고 나오면 어떻게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어떤 후보들은 경선에 불복하는 느낌이 날 수도 있겠다'고 묻자 설 의원은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이 규정을 제대로 잘해서 모두가 만족하는 상황에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특별당규 59조는 '무효로 한다', 60조는 '결선투표를 한다'고 돼 있는데 이 조항이 충돌이 일어난다"며 "이럴 경우 신법 우선원칙에 따라 옛날 법과 새로 만든 법이 충돌할 경우 구법(59조)을 택하지 않고 신법(60조)을 택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9조에 따라) 분모 숫자가 줄어들도록 만들면 득표율 47%를 받은 분이 사실 51% 받은 것으로 계산될 수 있다"며 "47% 받아 당연히 결선투표를 해야 하는데 그 결선투표를 하지 않고 바로 51%가 돼 버리니까 이 계산법은 잘못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당규들이) 충돌하는 것은 아는데 경선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고치기가 쉽지 않다고 이야기한다"며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앞으로 후보들이 사퇴 안 하면 좋겠다'고 결정을 해버렸다. 후보 사퇴 여부는 후보 본인의 판단인데 그걸 권유한다고 될 일인가. 그 자체가 옹색하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캠프의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당의 단합과 통합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결선투표제를 도입했다"며 "그런데 그 결선투표제가 전혀 잘못된 해석으로 무력화됐을 때, 당의 단합과 통합을 저해하고 우리 당 후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되는데, 그때 그걸 누가 감당할 것인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세균 후보가 얻은 표(2만3731표)와 김두관 후보가 얻은 표(4411표)를 그대로 분모로 득표율을 계산하면 1위 후보는 51%가 되는데 지금 53%가 됐다"며 "이미 발생한 두 분의 사퇴 문제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서 당의 운명을 좌우할 만한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네거티브 중단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박홍근 캠프 비서실장(왼쪽), 김남국 의원과 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한 네거티브적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1.8.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반면 이재명 후보 측은 경선 중간에 무효표 처리 방식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캠프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특별당규 제59조 1항을 보면 '경선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를 무효로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문헌 그대로 이렇게 해석을 하게 되면 후보자가 받은 투표를 무효로 처리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이낙연 캠프 측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이 조항의 장래와 과거의 투표를 나눠서 장래 투표만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 자체가 (당규에) 없다"며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한다는 그 문헌에 맞게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별당규 59조와 60조가) 모순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중앙당 선관위에서는 이 조항 자체가 너무나 명확하고 명쾌하기 때문에 이것을 다른 어떤 방법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선 중반을 지나서 이제 종국으로 달려가고 있는 상황인데 일부 후보의 의견을 받아서 명확하게 해석이 되는 59조 1항을 문제삼아 다시 한번 이것을 어떤 후보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한다고 하면 그것 자체로 부적절한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경선 불복을 이야기하면서 일종의 협박으로 '이것을 안 받아주면 경선 불복하겠다'라고 하는 것을, 우리 민주당원들이 잘못됐다고 따끔하게 지적할 것"이라며 "아마 그런 후보나 그런 캠프는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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