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울, 코레아!' 그날 이후.. '글로벌 한국' 싹 돋았다

정세영 기자 2021. 9. 3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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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울, 코레아."

하지만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고 김우중 대우 회장, 고 이건희 삼성 회장, 고 조중훈 대한항공 회장, 최원석 전 동아 회장, 배종렬 한양 사장 등 민간유치위원회 위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IOC 위원들과 관계 개선 및 득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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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당시 IOC 위원장이 198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② 바덴바덴 현지에 파견된 한국유치단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③ 정주영 서울올림픽 유치위원장이 유치확정서에 사인하고 있다. ④ 1988년 9월 17일 열린 서울올림픽 개회식 공연. 연합뉴스·아산정주영닷컴
1981년 10월 4일 서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연합뉴스

■ 1981년 9월 30일 ‘서울올림픽 유치’ 확정

경쟁지‘日나고야’우세했지만

정작 투표에선 52-27로 압도

민간기업 나서 전방위 유치전

“열세 속 불굴의 도전정신 발휘”

“쎄울, 코레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0년 전이던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당시 IOC 위원장이 흰 봉투에 든 종이를 꺼내곤 이렇게 말했다. 서울이 IOC 총회 개최지 투표에서 198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역사적인 장면이다. 88서울올림픽 유치는 ‘바덴바덴의 기적’으로 불린다. 서울은 경쟁지인 일본 나고야보다 열세였기에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비유됐지만, 정작 투표에서 서울은 나고야를 52-27로 압도했다.

서울올림픽은 스포츠는 물론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서울올림픽 유치를 발판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까지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빅5 메가스포츠 이벤트를 유치·개최한 나라로 등록됐다.

서울올림픽 유치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면서 ‘한강의 기적’이 지구촌 곳곳에 알려졌다.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유치와 개최는 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동시에 국제사회, 국제경제에서 한국의 이미지 제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은 세계화의 길을 닦았다.

그런데 유치전은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주도했다. 당시 정부엔 올림픽이란 거대한 이벤트 유치를 추진할 만한 조직이 없었다. 올림픽 유치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하지만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고 김우중 대우 회장, 고 이건희 삼성 회장, 고 조중훈 대한항공 회장, 최원석 전 동아 회장, 배종렬 한양 사장 등 민간유치위원회 위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IOC 위원들과 관계 개선 및 득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당시 정주영 명예회장은 민간유치위원장으로 최일선에서 전방위 스포츠외교전을 전개했다. 유치 비용을 사비로 마련했고, 특히 ‘안 되면 되게 하고, 해보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는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정 명예회장은 지극정성을 다했다. 1981년 9월 18일 바덴바덴에 도착한 정 명예회장은 프랑크푸르트 지점 현대그룹 직원들을 동원해 80명의 IOC 위원에게 카드가 담긴 꽃바구니를 배달했다. 작은 선물은 IOC 위원에게 감동과 신뢰를 안겼고, 유치를 장담하던 나고야에 날린 카운터펀치가 됐다. 정 명예회장은 ‘역전’하기 위해 무척 분주하게 움직였다. 바덴바덴에 자리한 서울 유치 홍보관. 한쪽에 ‘한국은 세계 조선산업 2위’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이를 본 정 명예회장은 “우리나라가 9월 들어 세계 조선산업 1위로 올라섰기에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홍보관을 오픈해 바꿀 수 없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정 명예회장은 “하룻밤이면 바꿔서 만들 수 있다”며 현대그룹 주재원들을 총동원해 ‘1위’로 고쳤고 한국 조선산업의 우수성을 알리는 내용마저 추가했다.

당시 서울 유치 홍보관 관장이었던 김순규 전 문화체육부 차관은 “정 명예회장께선 IOC 총회를 앞두고 열세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열심히 하면 된다. 자신 있게 하면 무조건 된다’고 줄곧 강조하셨고 그 말씀이 맞았다”면서 “정 명예회장께선 특히 매일 새벽 홍보관을 찾는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하시는 등 리더로서 항상 솔선수범하셨다”고 설명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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