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美 입양 한인의 눈물 '푸른 호수'

기자 2021. 9. 3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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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가장 많은 아이를 입양 보내는 나라이고, 미국은 가장 많은 입양아를 받는 나라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1950년 이후 해외로 입양을 보낸 아동은 16만6000명이고, 이 가운데 미국으로 간 아이들은 11만2000명이다.

미국 입양아의 16% 는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경계인으로서 불안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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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선진국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가장 많은 아이를 입양 보내는 나라이고, 미국은 가장 많은 입양아를 받는 나라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1950년 이후 해외로 입양을 보낸 아동은 16만6000명이고, 이 가운데 미국으로 간 아이들은 11만2000명이다. 아이들 대부분은 양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어엿한 미국인으로 성장했지만, 시민권조차 획득하지 못하고 방치된 채 성인이 된 이들도 1만8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 입양아의 16% 는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경계인으로서 불안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시민권을 받지 못한 국제 입양아 문제는 미국에서도 오랜 논란거리였는데, 인권 단체들이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인 덕에 2000년 ‘아동시민권법’이 통과되면서 미국에 입양된 제3국 아동은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받게 됐다. 2001년 법 발효 당시 18세 미만 입양아들까지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1983년 이전 출생해 입양된 이들은 여전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논란이 됐는데 모든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줘야 한다는 시민 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 의회엔 ‘입양인시민권법’이 상정된 상태다. 미 공영라디오(NPR)에 따르면, 해외에서 입양된 6만4000명이 시민권 없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산다.

저스틴 전(40) 감독이 각본을 쓰고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푸른 호수(원제 Blue Bayou)’가 화제다. 한국에서 입양돼 뉴올리언스에서 타투 아티스트로 일하던 청년 안토니오가 범죄 연루 혐의로 체포된 후에야 시민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국 추방 위기 속에 겪는 갈등을 다룬 영화다. 전 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NPR 인터뷰에서 “입양아가 느끼는 고통을 상상할 수조차 없지만, 이들이 겪는 실존적 위기를 보여줌으로써 공감을 얻고 싶었다”고 했다. 자신의 작품이 사회적 프로파간다로 쓰이는 것은 원치 않지만, 입양인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게 이 시대의 정의라고 느꼈다고도 했다. 이 작품은 다음 달 6일 개막되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선보이는 데 이어 13일 국내 개봉된다. 우리가 미국으로 보낸 아이들의 아픔을 영화로나마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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