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무역기술협의회 출범..대중 압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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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이 반도체 수급난을 해결하고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제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EU가 무역기술협의회(TTC·Trade and Technology Council)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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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급 안했지만 '비시장적 무역 관행' 억제 강조
美, 오커스 출범하며 군사적 압박도 나서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반도체 수급난을 해결하고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제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기술 기업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뜨거운 감자’ 반도체, 빅테크 규제 논의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EU가 무역기술협의회(TTC·Trade and Technology Council)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TTC는 공동성명을 내고 △반도체 공급망 강화 △비(非)시장적 무역 관행 억제 △글로벌 기술 대기업 규제 등에서 공통된 접근을 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TTC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 방문 당시 반도체 등 핵심 부품에 대한 공급망 강화와 무역 분쟁 사전 대비 차원에서 설치키로 합의한 기구다.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협의회 출범 첫 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나 라이몬도 상무장관이, 유럽 측에서는 EU 집행위원회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디지털 부문 부위원장과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경제 부문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과 EU는 자동차, 전자 제품의 생산난을 가중시키는 반도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동의했다. 미국과 EU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합의하고, 단기적으로는 공급 병목 현상을 완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을 식별하고 연구, 설계에서 제조에 이르는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EU는 또 빅테크 규제에도 협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미국과 EU는 성명서를 내고 “우리는 허위 정보, 제품 안전, 위조 제품 및 기타 유해 콘텐츠에 중점을 둔 플랫폼 정책과 관련해 대서양을 넘어서는 협력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의 경영 환경이 향후 더 어려워질 것이라 내다봤다.
비시장적 무역 관행 정조준…사실상 中 겨냥
이날 협의회는 △환경 및 친환경 기술 △통신 기술 보안 △인권 억압을 위한 기술 남용 등에 대응하기 위한 10개의 실무 그룹도 구성했다. 최근 중국은 높은 기술력을 이용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행해지는 강제 노동을 감시하는 등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앱을 통한 개인 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는 성명서엔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TTC가 중국을 겨냥하고 출범했다고 봤다. 최근 미국은 영국, 호주 등과 3자 안보 체제인 ‘오커스’를 출범하고 호주의 핵 잠수함 건조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선 군사적으로, 유럽과는 경제·무역으로 중국을 전방위 포위해나간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측은 성명을 통해 “양측은 보편적 인권 존중을 포함해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적 가치를 강화하고 기후 변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각자의 노력을 발전시키며 호환 가능한 표준과 규정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신기술의 개발 및 배치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무역을 왜곡하는 비시장 정책과 권리와 기술의 관계를 논의하는 등 회의 의제에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과 EU가 풀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트럼프 정부 시기 취해진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는 아직 완전히 철폐되지 않은 상황이다. 오커스 출범으로 재래식 호주로부터 잠수함 거래를 파기 당한 프랑스도 문제다. 로이터는 “프랑스의 분노로 이번 TTC는 무산될 뻔 했다”라고 전했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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