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대표 꼬드겨서..72억 뜯은 30대女, 징역 9년

권혜미 2021. 9. 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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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분 있던 재력가를 속여 9년 동안 72억 원을 뜯어낸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외국인 국적의 번역가인 A씨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모 반도체 전문 중견기업 대표 B(51)씨에게 생활비와 사업자금 명목으로 71억 9000만 원을 받아내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결국 9년 동안 B씨는 A씨에게 72억 원을 빌려주며 본인의 재산 대부분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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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친분 있던 재력가를 속여 9년 동안 72억 원을 뜯어낸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창형)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씨는 선고와 동시에 법정에서 구속됐다.

외국인 국적의 번역가인 A씨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모 반도체 전문 중견기업 대표 B(51)씨에게 생활비와 사업자금 명목으로 71억 9000만 원을 받아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방인권 기자)
돈을 빌릴 당시 A씨는 B씨에게 “세계적인 통·번역 회사를 운영하는 여성 ‘린다’를 잘 알아서 돈을 갚아줄 수 있다”, “미국에 있는 양아버지가 사망해 상속받을 재산이 145억 원에 달하는데 상속세 선납금을 빌려달라”고 말하며 신뢰를 쌓았다.

하지만 A씨의 말은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고, A씨가 B씨에게 보여준 통·번역 회사 소유주 명의 차용증이나 미국 국세청 공문 등 관련된 증명 서류도 모두 위조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억 원의 채무가 있었으며, 100만 원가량의 월수입도 고정적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A씨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B씨에게 받은 돈 중 50억 원을 들여 수입차 37대를 샀다. 그는 이 차들을 중고로 팔아 남은 33억 원을 지인에게 빌려주거나 생활비로 쓰며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언젠간 갚을 것”이라고 말했던 A씨의 말을 믿고 지인들에게 빚을 지면서까지 A씨에게 줄 돈을 마련했다. 하지만 결국 9년 동안 B씨는 A씨에게 72억 원을 빌려주며 본인의 재산 대부분을 잃고 말았다.

재판에서 A씨는 B씨를 속이지 않았다며 “B씨로부터 5억 원을 빌린 것은 맞지만 나머지 돈은 통·번역 일을 해준 대가로 받은 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65억 원 상당을 통·번역비로 받았다는 셈인데, 추상적이고 단편적 진술만 할 뿐 세부 작업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돈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나무랐다.

동시에 재판부는 B씨의 책임도 거론하면서 “피해자도 앞뒤 정황을 면밀히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피고인의 말을 믿고 거액을 지급함으로써 피해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혜미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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