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공감할 아름다운 이야기만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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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성애소설만 써오던 작가가 어느날 문예윤리위원회라는 조직으로부터 소환장을 받고 감금된다.
갇힌 이유는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강간범에 대한 소설 속 묘사를 못마땅하게 여긴 독자들이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문예윤리위원회는 누구나 공감할 아름다운 이야기만 쓰라고 요구했다.
원하는 종류의 글을 쓰라며 소설가의 팔을 비틀고 뇌를 장악하려 드는 작품 속 수용소의 기괴한 상황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언론중재법 개정의 현 상황과도 절묘하게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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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 지음, 북스피어 펴냄
평생 성애소설만 써오던 작가가 어느날 문예윤리위원회라는 조직으로부터 소환장을 받고 감금된다. 갇힌 이유는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강간범에 대한 소설 속 묘사를 못마땅하게 여긴 독자들이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문예윤리위원회는 누구나 공감할 아름다운 이야기만 쓰라고 요구했다. 외설,폭력,범죄,체제비판에 관한 것들을 써서는 안 된다.
여성차별,가정폭력,아동학대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다뤘고 유수의 문학상을 휩쓴 일본 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신작은 ‘누가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으며 예쁘고 올바르고 아름다운 말만 퍼져가는 사회를 욕망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 표현의 자유는 언제나 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국가 권력에 의해 위협받고, ‘일몰의 저편’에서는 미풍양속을 근거로 한 교묘한 억압으로 글을 통제한다. 원하는 종류의 글을 쓰라며 소설가의 팔을 비틀고 뇌를 장악하려 드는 작품 속 수용소의 기괴한 상황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언론중재법 개정의 현 상황과도 절묘하게 겹쳐진다. 인터넷의 발달로 상호 감시가 강화되고, 눈치 보느라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검열하는 현대인의 모습도 떠오른다. 1만5,800원.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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