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10th l 쇼 흥행 공로 래퍼 5人③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1. 9. 30. 10: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김진표, 사진제공=Mnet

Mnet '쇼미더머니'는 힙합 서바이벌이기 전에, 엔터테인적 요소를 지닌 TV 쇼다. 10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올 수 있던 것도, 화려한 무대뿐 아니라 흥미를 자아내는 캐릭터들을 잘 뽑아냈기 때문이다. 마이크를 끈 채 생목으로 아카펠라를 선보인 참가자, 복면을 뒤집어 쓴 채 땀을 뻘뻘 흘리며 랩을 선보인 참가자, 퍼포먼스 도중 바지를 내렸던 참가자까지. '쇼미더머니'는 서바이벌 오디션이기도 하면서 궁극적으로 재미를 지향하는 예능이다. 10년 동안 시청자들의 흥미를 붙잡을 수 있던 것도 이런 재미적 장치가 뒷받침돼서인 것도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제작진에게 이 재미 요소를 쥐어준 주역들도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수두룩 하다. 본 프로그램의 10주년을 맞아 업계 관계자(힙합레이블 직원, 가요 기자&평론가, 힙합지 에디터) 50명의 의견을 받아 흥행 공로 래퍼 5명을 꼽아봤다.

스윙스, 사진출처=Ment '쇼미더머니' 방송화면

1위. 스윙스 : 돈가스 좋아해요?

스윙스는 '쇼미더머니'의 대표 쇼맨이다. 시즌2, 시즌9 참가자에서 시즌3, 7, 8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다수의 시즌에 출연했다. 질릴 법할 다 회차 출연임에도 그는 언제나 '쇼미더머니'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아마 첫 등장에서 보여줬던 무반주 랩에서의 우렁찬 목청만큼, 탄탄한 실력이 전제한 덕도 있다. 허나 제작진의 스윙스 활용법은 보다 캐릭터적인 접근이 컸다.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이니 만큼 스윙스 스스로도 자신의 실력을 꽤나 과신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다소 허세스럽게도 느껴지는 이 구석을 제작진은 재미 요소로 삼고 활용했다. 결국 스윙스도 이러한 캐릭터를 받아들이고 더욱 허세스러운 모습으로 제작진에게 많은 떡밥을 던져줬다. 이것이 호로 다가오든 불호로 다가오든 간에 확실히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높여주는데는 큰몫을 했다. 덕분에 스윙스는 비호감 이미지가 따라붙게 됐지만, '쇼미더머니' 1등 쇼맨이라는 타이틀은 누구도 반박하지 못한다.

마미손, 사진출처=Ment '쇼미더머니' 방송화면

2위. 마미손 : 매드클라운이냐고요? 불쾌하네요

마미손을 보면 아버지를 아버지가 부르지 못한 홍길동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된다. 핑크색 복면 안에 그의 진짜 정체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지만 그와 일체화하려 들지 않을 만큼 분리된 영역에서 잘 활동하고 있다. 시즌7에 출연했던 마미손은 전매특허 '때려 박는 랩'으로 단숨에 참가자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복면 틈새로 드러난 눈과 치열만 봐도 그의 정체를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그는 한사코 이(매드클라운)를 부정하며 "불쾌하다"고까지 말한다. 민망하게도 마미손은 래퍼 평가전인 2차 본선 심사에서 빠르게 탈락했지만 시즌7 출연진 중 가장 화제성이 높았다. 모든 의혹의 시선을 걷어내는 뻔뻔함과 핑크색 복면이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탈락은 빨랐지만 그는 CF도 찍고 직후 발매한 '소년점프'도 대박이 났다. 다음 시즌엔 그를 따라한 참가자까지 등장했다. 시즌7 무렵 '쇼미더머니'는 확실히 하향세를 타고 있었고, 마미손은 화려한 핑크색 복면 하나로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렸다.

비와이, 사진출처=Ment '쇼미더머니' 방송화면

3위. 비와이 : 내가 하는 약은 구약과 신약 뿐

앞선 두 래퍼가 쇼맨으로서의 활약이 컸다면 비와이는 다른 차원으로 인기를 모았다. 모두의 선망의 대상으로서 활약했다. 물론 그 역시 캐릭터에 유니크함이 있다. 힙합 자체에 대한 인식이 껄렁한 것들로 여겨졌던 당시에, 독실한 크리스천임을 강조하며 가사에 성경 구절을 담아내는 신실한 신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른 래퍼들이 흔하게 뱉던 욕이나 비방 대신 청렴한 가사들로 자신의 존재감을 달리한 식이다. 이와 더불어 비와이는 랩 스킬만으로 불세출의 래퍼로 불린다. 플로우가 빠르고 강렬함과 동시에 가사 전달력이 명료하다. 스킬로 압살하는 식인데, 래퍼들 사이에서도 인정 받는 실력자다. 래퍼들에게선 쉽게 볼 수 없던 '엄친아' 같은 모범생의 이미지다. 힙합신에선 흔치 않은 캐릭터인 만큼 대중의 흥미를 자아내기 충분했고, 결국 이 시즌5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러한 이미지와 관련한 재밌는 일화로 비슷한 이름의 아이돌이 마약 논란에 휩싸였을 때 그의 이름이 잘못 언급됐었는데 한 네티즌이 "비와이가 하는 약은 오직 구약과 신약"이라며 농을 쳤던 것이 SNS에 유머로 돌아다닐 정도다. 

수퍼비, 사진출처=Ment '쇼미더머니' 방송화면

4위. 수퍼비 : 상암동으로 앰블런스 3대만 불러주세요

'쇼미더머니' 첫 번째 쇼맨이 스윙스라면 수퍼비는 두 번째 쇼맨이다. 수퍼비도 무려 세 개의 시즌에 참가했는데, 그의 활약이 가장 돋보일 때가 바로 '디스전'이다. 늘 참신하면서도 기가 막힌 디스랩을 뽑아내 '디스 천재'로도 불린다. 디스가 무기가 되면서 악동 이미지가 세게 부각돼 스윙스처럼 안 좋은 이미지가 따라 붙기도 했다. 물론 어그로성 멘트를 곧잘 했던 본인의 처신이 이러한 떡밥을 던져준 탓도 있다. 시즌4에서 '오빠차' 무대와 관련해 프로듀서 타블로와 갈등이 집중적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수퍼비는 이러한 방식으로 여러 시즌에서 갈등을 부추기는 밉상 캐릭터로 소모됐다. 실제 그는 랩 가사나 행실로 인해 쇼 밖에서도 공개 저격을 당하는 이슈메이커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시즌7 때 그는 이러한 이미지를 청산할 각오로 갱생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결과적으로 자극적인 이미지 소모를 줄이고 실력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면서 보다 아티스트적 이미지를 갖게 됐다. 그리고 수퍼비와 관련한 의외의 면모는 TV 쇼에서 독한 말을 뱉으면서 밖에선 꾸준히 기부와 선행을 한다는 이중성이다. 

우원재, 사진출처=Ment '쇼미더머니' 방송화면

5위. 우원재 : 알약 두 봉지가 내 전부지

시즌6에서 참가자로 활약했던 우원재의 캐릭터적 서사는 상처와 치유였다. 세기말 사춘기 감성으로 나타난 어둠의 참가자. 앞은 보일까 싶을 정도로 비니를 깊게 눌러쓴 채 등장했던 그는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크 아우라만큼 어두운 가사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아직까지 우원재하면 회자되는 "알약 두 봉지가 전부지"도 이 때 뱉은 가사였다. 그가 말한 이 알약의 의미는 우울증 치료제였고, 실제 그는 쇼 초반에 음침하게 그려지곤 했다. 이후 실력으로 프로듀서들의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성장과 치유의 서사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줬다. 현재 그는 비니도 쓰지 않고, 곧잘 웃는 모습도 포착할 수 있다. 얼마 전 Mnet '걸스플래닛'에서 특별심사를 보던 그를 지켜보며 격세지감을 느꼈을 정도로 이젠 품 꽤나 넓은 멋진 래퍼가 됐다.

번외. 김진표 : 진행도 잘 하고요, 랩도 되고요, 래퍼 통제도 가능한 '멀티 MC'

'쇼미더머니' 거의 대다수 시리즈 MC로 활약하며 안정감 있는 진행을 보여주고 있는 터줏대감. 존경 받는 1세대 래퍼이자, 아나운서 뺨치는 특유의 말맛까지 갖췄다. 통제 불가능의 참가자들도 김진표의 한 마디면 곧잘 정신을 차리곤 한다. 여기에 음악적 무게감을 동반하는 화려한 전적들까지. 김진표 없는 '쇼미더머니'는 이제 좀처럼 상상하기가 어렵다. 앞으로도 오래 오래 함께 하길!

이 외의 후보로 꼽힌 참가자들(득표순) : 블랙넛, 로꼬, 매드클라운, 바비, 원슈타인, 머쉬베놈, 송민호, 정상수, 기리보이, 디보, 육지담, 아이언, 행주, 릴보이, 빌스택스, 미란이, 리듬파워.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