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초점] '펜트하우스'에서 너무 못됐다고 해서 '해치지 않아'

도혜원 기자 2021. 9.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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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해치지 않아' 방송화면 캡처
[서울경제]

‘펜트하우스’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끝났지만 아쉬워하기 이르다. 두 드라마의 주역들이 리얼리티 예능으로 돌아온다. 먼저 베일을 벗은 엄기준과 봉태규, 윤종훈의 ‘해치지 않아’는 ‘펜트하우스’에서 보여준 모습과 180도 다른 반전 매력으로 종영의 아쉬움을 달랜다.

28일 첫 방송된 ‘해치지 않아’는 ‘신박한 정리’의 김상아 PD가 연출을 맡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1년 반 동안 악역으로 살아온 배우들의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을 담는다. 첫 방송에는 힐링 여행을 기대하고 떠난 엄기준과 봉태규, 윤종훈이 쓰러져 가는 폐가에 도착해 집을 고치고, 식사를 준비하며 적응해 가는 모습이 담겼다.

배우들이 한적한 시골로 떠나는 그림은 어딘가 익숙하다. 힐링을 기대하고 떠났지만 집을 청소하고, 장작불에 밥을 해 먹으며 바쁜 하루를 보내는 장면은 ‘삼시세끼’와 겹쳐 보인다. 열악한 환경에 툴툴대면서도 열심히 일하는 큰 형님과 어딘가 허술한 행동대장, 능숙하게 음식을 하는 살림꾼까지 세 사람이 맡은 역할도 ‘삼시세끼’에서 자주 봤던 캐릭터다.

‘해치지 않아’는 익숙한 설정에 ‘펜트하우스’ 속 모습과 다른 반전 매력을 웃음 포인트로 내세웠다. ‘슬기로운 산촌생활’이 티저 영상에서부터 캐릭터와 배우들의 싱크로율을 강조한 것과는 정반대다. 배우들은 극 중 헤라팰리스와 사뭇 다른 폐가살이에 도전하고, 평온한 분위기에서 묵묵히 일만 한다. 첫 회에서는 화려한 헤라팰리스와 허름한 폐가의 모습을 비교하고, 엄기준이 망치를 들고 있는 장면에 섬뜩한 BGM을 깔다가 이내 망치로 평상을 고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반전 매력을 강조했다. 2회에서는 ‘주단태 가족’ 이지아와 김영대, 한지현이 게스트로 출연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목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tvN '해치지 않아' 방송화면 캡처

이와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제작된 건 드라마의 인기 덕분이다. 그동안 tvN에서는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시리즈로 배우들의 리얼리티 예능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참 좋은 시절’의 이서진과 옥택연, ‘응답하라’ 시리즈의 유연석, 박보검, ‘스카이캐슬’의 염정아와 윤세아까지 누구나 한번쯤 제목을 들어봤을 만큼 흥행한 드라마의 주역들이 출연했다. 드라마 종영 후 리얼리티 예능이 제작된다는 건 그만큼 작품의 인기가 대단했다는 걸 뜻한다.

드라마의 유명세는 예능의 화제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응답하라 1988’ 배우들이 출연한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는 방송 초반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염정아와 윤세아가 출연한 ‘삼시세끼 산촌편’은 드라마가 종영하고 6개월 후에 시작했음에도 방송 초반 7%대의 시청률이 나왔다.

물론 드라마의 인기가 이들 프로그램의 절대적 흥행요인은 아니다.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기는 부분도 장점이다. ‘해치지 않아’의 세 배우는 “셋이 함께 한다면 어디든 상관없다”고 말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고, 덕분에 방송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며 가까워진 사이인 만큼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그려져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리얼리티 예능에 첫 출연한 윤종훈도 형들 사이에서 빠르게 적응하며 살림꾼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예능 출연은 작품의 종영을 아쉬워했던 배우들과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배우들과 제대로 된 작별 인사 없이 헤어진 걸 아쉬워했던 엄기준은 ‘해치지 않아’에서 그 아쉬움을 풀었다. 시청자들 역시 방송 전부터 하이라이트 영상에 ‘펜트하우스’ 가족들이 모인 걸 볼 수 있어 좋다는 댓글을 달며 반가움을 전했다.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모습이 담긴 ‘해치지 않아’는 아직 ‘펜트하우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시청자들에게 선물 같은 방송이 될 전망이다.

도혜원 기자 bdohw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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