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실험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핵심 기술 활공체·앰풀화란

북한이 28일 발사한 화성 8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주요 적용 기술로는 활공체와 액체연료 앰풀화로 꼽힌다. 연합뉴스 제공

북한이 29일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를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해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국방과학원은 앞서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발사한 화성 8형 극초음속 미사일 사진 일부를 공개하며 적용 기술을 함께 언급했다. 그중 가장 핵심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활공체와 앰풀형 연료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전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 등 4개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유일하게 실전 배치를 완료한 국가는 러시아뿐이다. 러시아는 2019년 극초음속 미사일인 아방가르드를 장착한 SS-19 2대를 실전 배치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위기의식을 느낀 미국은 2017년 10월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해 1단계 비행 실험을 실시했다. 그리고 올해 3월에는 무기체계에 추가적 강도를 더해 하와이 태평양 미사일 시설에서 비행 실험에 성공했으며, 발표 당시 미국 국방부는 ‘기념비적 사건’이라 자평했다. 

극초음속은 음속의 5배 이상인 속도를 뜻한다. 음속보다 빠른 속도를 초음속이라 부르는데, 음속의 5배를 넘으면 속도에 의한 충격파 영향으로 주변 공기의 물성까지 변해 극초음속으로 따로 분류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의 탄도미사일과 비행궤도가 다르다. 탄도미사일이 발사 후 상승해 정점 고도를 찍고 하강하면서 포물선 궤도를 그리는 것과 달리, 극초음속 미사일은 상공 100km이하의 낮은 고도에서 빠르게 비행한다. 더불어 예측 불가능한 비행경로로 이동하기 때문에 현재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어렵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극초음속에 도달하기 위한 방식에 따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과 극초음속 활공체(HGV)로 나뉜다.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추진시스템을 초음속 연소 램젯 엔진, 일명 스크램제트로 바꾸는 것이고, 북한의 화성 8형 미사일이 채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극초음속 활공체는 탄두에 활공체라는 장치를 장착해 극초음속에 도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크램제트 개발의 기술적 난도가 높으므로 극초음속 활공체 개발이 우선 완료되는 추세다.

조선중앙통신에서 언급한 ‘암풀화된 미싸일연료계통’은 앰풀(액체를 넣은 작은 유리용기) 형태의 액체연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액체연료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액체연료는 고체연료와 달리 추진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발사 직전에 연료를 주입해야 하고 주입 시간도 길다는 단점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기에 액체연료를 밀봉한 앰풀 형태로 만들어 연료 주입 시간을 크게 단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함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화성 8형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개발 초기단계로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