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야만의 시대[우보세]

세종=민동훈 기자 2021. 9.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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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탄소중립이 국가간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탄소중립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단순히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시나리오를 만드는데 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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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달리는 열차에서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다. 따라잡을 기회도 시간도 없다. 온몸으로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경쟁자와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갈수록 격차만 벌어지는 달리기 시합과도 같다. 탄소중립(Net Zero) 얘기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쌓아온 기존 산업구조를 싹 바꿔야 하는 전 지구적 싸움이 벌어지는 중이다. 공짜는 없다. 마땅히 지불해야 할 대가가 엄연하다. 그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이들에겐 엄청난 기회다. 안 그래도 추격자들의 매서운 도전은 부담이었다. 왜 미국과 유럽이 탄소중립 전쟁의 최전선에 섰겠는가.

화석연료의 종말, 이를 대신할 신재생에너지의 대두. 탄소중립 사회의 대전환은 이제 막 시작됐다.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준비를 마쳤다. 총알도 충분하다. 코로나19(COVID-19) 이후를 대비하는 다수의 선진국들은 '그린딜(Green deal)'이라는 명목으로 대규모 인적, 물적 투자 채비를 갖췄다. 그렇지 못한 국가들은 여전히 코로나19와의 싸움만으로도 버겁다. 탄소중립을 대비할 능력도, 여유도 없다.

한국도 그린뉴딜을 앞세워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착수했다. 선진국 문턱에 가까스로 턱걸이한 만큼, 늦지 않은 출발이다. 목표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과하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탄소중립이 국가간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프레임은 동일하다. 탄소중립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국가간 경쟁과 마찬가지로 불공정한 싸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쟁을 벌이는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대응에 나섰다. RE100(재생에너지 100% 활용 캠페인) 참여,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선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여력을 갖춘 대기업은 전체 기업의 0.1%에 불과하다. 나머지 99.9%의 중소기업들은 과연 준비가 됐을까.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은 개인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필연적으로 수반될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누군가는 낙오되거나 소외된다. 없어지는 일자리, 그에 따라 줄어드는 소득은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당장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30년후 미래는 너무 멀다.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길은 약자에게 한없이 가혹하다. 기후변화 위기 대응이라는 명분에 따라 벌어지는 불공정한 경쟁. 이를 통해 강자만 살아남아 모든 혜택을 누리는 승자독식의 사회. 이대로라면 갑질과 폭력이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가 될 뿐이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은 결코 낭만적인 판타지가 아니다. '공정한 전환'이 시대정신이 돼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단순히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시나리오를 만드는데 그쳐선 안 된다. 단순히 산업, 환경 정책에 국한돼서도 안된다. 교육, 복지, 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사회 전분야의 체계적인 전환 로드맵을 짜야 한다. 속도를 낼수록 끊임없이 뒤를 돌아보고 주위도 살펴야 한다. 뒤쳐지고 소외된 이들이 탄소중립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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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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