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프리즘] 플랫폼 규제, 하려면 제대로 해라

성연광 에디터 2021. 9. 30.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플랫폼 경제 시대다.

플랫폼 경영자도, 돈을 댄 쩐주(錢主)도 그걸 노린다.

플랫폼 경제 시대 새로운 시장 질서와 경쟁 기준이 필요한 이유다.

플랫폼 규제는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마냥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네요." 구글, 애플 등 앱마켓 통행세 강제 정책을 막는 이른바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문턱을 통과했을 때 정보기술(IT) 업계 고위 임원이 건넨 말이다. 거대 글로벌 플랫폼의 횡포를 막겠다는 일인데 쌍수를 들고 환영할 줄 알았던 그가 인상을 찌푸린 이유가 궁금했다. 반사이익은 있겠지만 국내 기업에 규제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에도 불구하고 구글갑질방지법 입법에 성공했으니 그 다음 차례로 국내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규제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얘기다. 불과 한달도 안돼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을 겨냥했던 규제 당국과 정치권의 칼끝이 이제 국내 기업을 향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혁신 아이콘'이자 '재산환원의 모범기업'으로 칭송받던 카카오가 하루아침에 동네상권을 위협하고 갑질횡포를 일삼는 악덕기업으로 지탄받고 있다. 네이버를 제치고 한때 3위권에 입성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전방위 규제압박에 현재 6위권까지 밀렸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직접 나서 상생기금 3000억원과 일부 사업철수 방안을 약속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다. 네이버와 쿠팡,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 다른 플랫폼기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플랫폼 갑질' 논란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경영자들이 다음달 국정감사장으로 줄줄이 불려나갈 처지다. 대한민국 경제체질을 바꿀 혁신 마스코트로 인식된 토종 플랫폼기업들은 어쩌다 동네북 신세가 됐을까.

#기업가 입장에선 야속하겠지만 시대적 숙명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카카오 메시지를 확인하고 네이버 뉴스를 본다. 쿠팡과 네이버로 쇼핑하고 배민(배달의민족)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다. 넷플릭스로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직방과 야놀자로 월세와 숙소를 찾는다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플랫폼이 일상을 지배한다.

플랫폼 경제 시대다. 시장 방정식도 다르다. 압도적 1위 사업자를 찾기 힘든 전통산업과 달리 플랫폼산업은 철저히 승자독식 구조다. 이용자가 몰리면 몰릴수록 서비스 가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시장 속성 때문이다. 서비스 초기 적자를 감수하고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이유다. 플랫폼전쟁에서 이긴 승자는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얹혀 수익을 극대화한다. 막강한 네트워크 효과를 유발하며 사업을 확장해나간다. 플랫폼 경영자도, 돈을 댄 쩐주(錢主)도 그걸 노린다.

하지만 승자독식 구조에서 플랫폼 독점이 불러올 폐해는 과거 재벌기업들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크다. 구글·애플의 앱스토어 통행세 강제논란에 전세계 모바일 콘텐츠산업이 흔들거린다. '카카오T' 스마트 호출료 인상을 둘러싼 갈등 사례처럼 플랫폼기업의 정책변경이 몰고 올 사회적 파장은 엄청나다.

플랫폼 경제 시대 새로운 시장 질서와 경쟁 기준이 필요한 이유다. 질서와 기준이 다른 말로 '규제'다. 플랫폼 규제는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다. 알리바바·텐센트·디디추싱 등 현지 기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군기 잡기에 나선 중국 정부도 그렇지만 빅테크 안방인 미국에서도 플랫폼 독점방지법 제정이 본격적으로 논의 중이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독점에 따른 폐해를 차단하겠다고 플랫폼 경제를 지탱해온 '혁신성'마저 꺾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 가령 플랫폼 입점사, 혹은 전통산업을 보호하겠다며 소비자의 선택 기회를 뺏는 게 과연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규제일까. 플랫폼 시대 시장획정(구분) 기준과 독과점 정의도 재검토돼야 한다. 과거 산업규제 잣대로 따지면 현재 성공한 대부분 플랫폼은 독점기업이다. 여러 산업과 기술이 융복합되는 플랫폼 시장에서 어떻게 시장을 구분해야 할지, 어떤 근거로 시장점유율을 따질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또 있다. 우리는 미국 테크기업들과 맞설 수 있는 대항 플랫폼들을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다. 해외 플랫폼과 경쟁에서 불리한 판을 만드는 건 아닌지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 밥그릇 싸움식 정부부처간 규제권 다툼과 포퓰리즘식 섣부른 규제입법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관련기사]☞ "아내 호텔로 납치해 결혼" 고백한 이상해…42년만에 첫 이벤트최성봉 "텐프로서 한달에 3000만원 소비?…스스로 용납못해""이서진 맞아?"…훌렁 벗겨진 민머리 '깜짝'태연, 브라톱+골반 드러낸 파격 패션…한줌 허리 '깜짝'누드 촬영 후 사이즈 질문 받았던 '16살' 브룩 쉴즈 "사실상 범죄"
성연광 에디터 saint@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