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서비스 로봇 시장 잡아라.. 한발 앞선 LG, 추격하는 삼성

박진우 기자 2021. 9.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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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카테고리 넓히며 공격적 시장 선점
삼성전자 로봇 업계 최초 국제 인증 획득
서비스 로봇 시장, 2022년 60조원까지 확대
LG·삼성, 로봇 전담 꾸릴 정도로 적극적

커피 제조나 음식 서빙과 같은 단순한 업무에서 편의점 물건 배송, 노약자 돌보기, 집 관리하기 등 다양한 용도의 서비스 로봇에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몰두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20조원에서 2년 뒤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여겨지는 서비스 로봇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관련 조직 신설과 재편에도 빠르게 나서고 있다. LG전자가 상용화에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추격세가 돋보인다.

LG전자는 지난 27일 LG 2세대 클로이 가이드봇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클로이 가이드봇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코엑스몰에 2대 배치돼 3개월간 시범서비스를 갖는다. 클로이 가이드봇은 평일 14만명, 주말 25만명이 찾을 정도로 복잡한 환경인 코엑스몰에서 시설 안내와 길 찾기 서비스, 광고 서비스를 하고, 쇼핑몰이 문을 닫는 심야에 보안 업무를 수행한다.

지난 2018년 첫선을 보였던 1세대 클로이 가이드봇은 이미 인천공항,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GS건설 모델하우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클로이 가이드봇은 2018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쇼 ‘CES 2019′에서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공동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로봇 사업’을 배터리, 자동차 전장 사업 등과 함께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꼽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전자는 서비스 로봇 등과 함께 위생, 배송, 생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 개발에 나서는 중이다.

최근 LG전자는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잔디깎이 로봇(L711HR)’과 ‘협동로봇(CAJT00)’의 전파인증도 받았다. 잔디깎이 로봇은 장애물 감지 센서, 자율주행, 원격 제어 등 기존 로봇 청소기에서 획득한 기술 노하우를 접목한 것으로, 미국 잔디깎이 기업 B&S를 통해 북미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개발에 한창이다. 협동로봇은 생산시설서 사람이 하는 단순 노동을 대신 맡는 로봇이다. 기존 생산라인 로봇은 사람 노동력을 대체하는 것이라면, 협동 로봇은 인간 노동자와 로봇간의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춰 효율적으로 노동력을 배분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음식 등을 배달하는 클로이 서브봇과 살균·소독에 특화된 클로이 살균봇, 커피를 만드는 클로이 바리스타봇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CES 2021에서 ‘로봇의 일상화’을 강조하고, 삼성봇 핸디를 내놨다. 삼성봇 핸디는 스스로 물체를 인식하고, 행동하면서 설거지를 하거나 식탁을 정리하는 등의 집안일을 돕는 메이드 로봇이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사장은 “로봇은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의 정점이다”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함께 선보인 삼성봇 케어는 기존 모델을 발전시킨 제품으로, 노약자 돌봄뿐 아니라 다양한 가족 구성원으로 돌봄 대상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로봇청소기 제트봇AI와 스마트싱스 펫 서비스의 경우 로봇청소기의 가능성을 넓힌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의 입는(웨어러블) 로봇 ‘GEMS(Gait Enhancing and Motivating System) 힙’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국제표준 ISO 13482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이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국제로봇연맹(IFR)은 가정용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2019년 46억달러(약 5조4100억원)에서 2022년 115억달러(약 13조5000억원)로 연평균 35.7%, 의료 등 전문 서비스 로봇은 2019년 126억달러(약 14조8300억원)에서 2022년 380억달러(약 44조7450억원)로 연평균 44.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라스트마일(물류 및 유통업계에서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 배송을 포함한 물류 로봇의 경우 2020년 전년 대비 110% 성장한 19억달러(약 2조2300억원)로 성장했고, 향후 연간 평균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로봇 전담 조직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9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한 로봇사업센터를 지난해 BS(비즈니스 솔루션)사업본부 내 로봇사업담당으로 재편해 글로벌 영업 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게끔 했다. 앞서 2018년 국내 산업용 로보스타를 인수한 뒤, 캐나다 라이다(LiDAR) 플랫폼 기업 레다테크, 미국 자동차 AI센서 기업 에이아이, 국내 모빌리티 기업 코드24, 미국 로봇개발 기업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에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직속의 ‘로봇사업화 전담팀(TF)’을 신설했다. 현재 삼성 통합 연구 조직인 삼성리서치에서도 로봇 연구를 하고 있는데, CE부문 TF팀은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시그널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올 초에는 로봇 구동용 회로 설계와 제어 개발, 로봇용 회로 최적・표준화 등의 업무를 맡을 로봇 개발 경력직 채용도 진행했다.

한편, 로봇사업에는 현대차그룹도 관심이 높다.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말 인수한 것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족, 4족 보행 로봇은 물론, 물류 로봇 등을 만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자동차와 부품 물류 등에 상당한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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