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무용단×정구호 연출..예비 예인들의 춤과 경쟁 '경합'

이병희 2021. 9. 30.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9월30일~10월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경합_The Battle'
정구호 "그동안 연출한 작품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

'경합_The Battle' (사진=경기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조선 후기 예인 양성 교육기관 '권번'에서 펼쳐지는 예비 예인들의 춤, 그리고 아름다운 경쟁"

경기아트센터가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경기도무용단 레퍼토리 시즌 신작 '경합(競合)_더 배틀(The Battle)'을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경합_The Battle'은 '수원 권번'을 배경으로 한 무용극이다. 권번의 기생들이 최고의 예인이 되기 위해 펼치는 경합 과정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다.

이번 작품은 경기도무용단과 패션디자이너이자 한국무용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연출가 정구호의 만남으로 관심을 끌었다. 정 연출이 연출·무대, 의상, 소품, 조명 등 공연의 모든 비주얼을 총괄하면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현대적 권번을 그려낸다.

정 연출은 전날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어린 소녀들이 다양한 장르의 예술과 문화를 배우던 '권번'을 통해 그 속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며 예인으로 성숙해지는 그들의 모습을 그렸다"고 말했다.

정 연출은 '권번'이라는 소재를 배경으로 한 이유에 대해 "영화 '스캔들', '황진이' 예술감독을 하면서 권번에 대해 알게 됐다.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평양권번, 동래권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3대 권번 중 하나가 수원 권번이라는 사실도 알게 돼 경기도무용단에서 공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번이나 기생을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즐거움보다 슬픈 내용이 많다. 하지만 예인을 키워낸 '권번'과 요즘 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배움을 통해 최고의 예인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성장스토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정 연출의 작품답게 경쾌하면서도 우아한 의상과 한국 조형미를 살린 세련되고 입체적인 무대가 볼거리를 더한다.

한복의 색감과 원단에 대한 정 연출의 고집으로 아름답고 화려한 무용수들의 의상이 탄생했다. 극이 더해갈수록 예비 예인들이 의상을 덧입고, 마지막 경합에서는 가장 화려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교육 과정을 통해 최상의 예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또 한옥의 전통적 특징인 나무문살무늬를 무대 중앙 세트에 활용해 소품과 무대 장치에도 한국적 미가 한눈에 드러나도록 디자인했다.

정 연출은 "그동안 연출한 작품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라고 표현하며 이번 무대의 시각적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합_The Battle' (사진=경기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의 막바지이자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춤 경합'이다. 출연자들의 고운 손짓 하나하나가 조명, 소품, 전통음악과 어우러지며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내듯 하나가 된 장면을 연출한다.

주인공 연희와 초희를 선두로 나눈 두 팀은 검무와 춘앵무를 역동적이고 감각적으로 펼쳐 관객을 압도한다.

안무를 맡은 경기도무용단 상임 안무가 최진욱은 경합 장면에 대해 "1등을 다투는 경합이라기보다는 화합을 위한 경합을 그리고, 춤을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훌륭한 예인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권번 춤'을 작품에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 최 안무가는 "우리가 춰왔던 한국무용 대부분이 권번을 계승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번 춤을 표현하기 위해 역사적인 부분에 깊게 파고들었고, 새롭게 받아들여서 작품에 활용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방굿거리, 장구춤, 구음검무 등 각 지역 권번에서 이뤄졌던 춤을 창작적으로 표현해 작품에 녹여냈다. 권번 춤을 고증하고 익히는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도 있었다"고도 했다.

대사 하나 없이 동작만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번 작품에는 연희 역 이예닮 상임단원과 초희 역 이나리 차석단원을 비롯해 세계에 한국 춤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경기도무용단 단원 45명이 함께한다.

이들은 예비 예인들의 권번 생활뿐 아니라 장구춤, 살풀이춤, 사물놀이 등 다양한 전통 공연을 통해 작품을 돋보이게 한다.

정 연출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부분을 가미한 작품이다. 걸그룹 콘서트 보듯, 텔레비전 프로그램 보듯 한국무용에 대한 선입견 없이, 어렵다는 생각 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려고 했다. 관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전통무용을 즐기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합_The Battle'은 다음 달 3일까지 목~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4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경합_The Battle' (사진=경기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