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IPO, 투자자 선택지 확 넓어졌다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공모건수 등이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세우면서 투자자들의 선택폭도 대폭 넓어졌다. 조(兆) 단위 공모자금을 조달하는 대형 종목에서부터 미래형 신산업 종목들까지 고르게 증시에 입성하면서 투자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향후 유망 비상장사 우회상장 통로로 활용하기 위해 미리 증시에 상장시키는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이나 안정적 배당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리츠(Reits, 부동산관리목적회사)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통로도 늘어나는 등 국내 증시 생태계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자들과 기업 사이의 교량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기업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만큼 제값을 받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업체인 씨이랩이 IBK투자증권 주관으로, 2차전지 및 연료전지 제조사 유일에너테크가 신영증권 주관으로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플랫폼 업체인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올해 상장한 이색 업종으로 꼽힌다.
특히 AI 및 메타버스(가상세계) 테마의 기업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의료용 AI 소프트웨어 제조사 뷰노(미래에셋증권, 이하 괄호 안은 주관사)와 앞서 언급한 씨이랩 등이 있다. 메타버스 테마주 맥스트(하나금융투자), AI 의료 플랫폼 업체 딥노이드(KB증권) 등도 대표 선수다.
재택확산 등의 영향으로 일상 생활과 관련한 기업의 상장도 이어졌다. △일반 식품소재와 건강기능식품 소재 제조사 에스앤디(유진투자증권) △히알루론산 의료기기 제조사 바이오플러스(키움증권)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 및 판매사 에이치피오(대신증권) △맥주 제조사 제주맥주(대신증권) 등이 있다. 아울러 탈탄소 및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종목들도 올해 각광을 받았다.
내년에도 AI 및 메타버스, 2차전지 등 탈탄소 및 기후변화 테마주의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2차전지 및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 지아이텍이 증시 입성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대신증권은 인형·장난감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피규어 제조사 블리츠웨이의 스팩상장 승인을 얻어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인 것을 비롯해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유튜버) 기획사 트레져헌터 등의 상장주선을 맡았다.
스팩은 증시에 상장된 '돈 주머니'와 같은 개념으로 페이퍼컴퍼니(명목회사)의 일종이다. 별도의 수익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3년이라는 법정 존속기간 내에 비상장사와 합병만을 위해 만들어진 기업이다.
증권사들이 스팩을 상장시켜둔 후 존속기간(3년) 내 비상장사를 물색해 스팩과 합병상장을 추진한다. 직상장 주관사 시장에서는 주로 자기자본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이 주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데 비해 스팩은 상대적으로 자본 규모가 작은 증권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상상인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스팩 종목을 다수 상장시켜두고 유망 비상장사를 물색하고 있다.
스팩도 어떤 기업과 상장하느냐에 따라 주가가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도 유망 비상장사 발굴에 주력한다. 의료기기 제조사 제이시스메디칼, 현대그룹 물류자동화 및 SI(시스템 통합) 업체 현대무벡스, 환경장비 및 선박장비 업체 일승, 의료용품 제조사 원바이오젠 등이 올해 스팩을 타고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주요 종목들이다.
이달 IPO(기업공개)를 위한 공모절차를 거치고 코스피에 성공리에 상장한 현대중공업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공모 과정에서 1조800억원을 신규로 조달했는데 대표주관 3개사(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에 배정된 물량은 전체 공모물량의 72%인 7776억원어치였다.
나머지 3024억원어치는 하나금융투자, KB증권 등 공동주관사 2곳과 삼성증권, 대신증권, DB금융투자, 신영증권 등 4개 인수회사에 고루 배분됐다. 이들 9개 증권사 중 한 곳이라도 계좌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공모주 투자를 위해 별도로 계좌를 개설할 필요가 없다. 해당 증권사에서 일정 기간,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 실적을 가진 이들이라면 응모 가능물량 우대혜택 등을 받을 수도 있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주관사 입장에서도 단독으로 대형 종목의 상장을 주관하면 독점적으로 누리는 수수료 수익도 커지겠지만 그만큼 부담도 커진다"며 "지난해 IPO 시장 호황이 본격화된 이후 대형 딜 뿐 아니라 중소형 딜에서도 증권사들이 서로의 딜에 공동 주관 또는 인수단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위험을 분담하는 모습이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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