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경부, 미세먼지 정책 '역주행'

신현기 당진환경운동연합 전 공동의장 2021. 9. 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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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환경부가 매년 발표하던 ‘대형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측정결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금년에는 돌연 발표하지 않고 있다. 측정결과를 홈페이지에 6월30일까지 공개했으므로 법적 이행은 했다는 식이다.

신현기 당진환경운동연합 전 공동의장

공개한 측정결과는 전국 600여 대형 사업장의 굴뚝자동측정기기(TMS)로 측정한 대기오염물질의 연간 배출량이다. 이를 대기관리권역 확대, 배출농도 실시간 공개, 계절관리제 등의 감축정책 성과 분석과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 목표 달성 평가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2016년 환경부는 측정결과 공개와 동시에 보도자료를 발표해 연간 총배출량이 얼마인지 밝히고, 측정결과 분석과 감축정책 추진 성과, 향후 추진계획 등을 야심차게 공개했다. 아울러 국민의 알 권리가 확대되어 사업장 스스로 배출 저감을 위해 노력할 것이란 기대를 밝혔다(당시 담당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후 2019년까지는 보도자료의 내용을 매년 발전시켜 왔으며 2020년에도 발표했다. 그런데 금년에는 보도자료를 아예 발표하지 않은 것이다. 측정결과 공개 직후 보도자료 발표 시기를 국민신문고에 질의했더니, 7월 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여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여러 방법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발표 시기와 발표 지연 이유를 다시 국민신문고에 질의했더니 ‘보도자료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며, 이유는 밝힐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보도자료 내용을 발전시키지는 못할망정 그간의 업무성과를 말살하고 있는 것이다. 업무 추진의 심각한 퇴행이며, 환경부의 정체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환경부가 보도자료를 발표하지 않고, 대기관리권역 확대에 따른 굴뚝자동측정기기 대폭 확대 설치를 제대로 추진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보면 감축정책 추진을 중단했거나 추진하는 시늉만 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환경부의 업무 실천원칙 중 하나는 ‘자료와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한다’이다. 마땅히 해야 할 업무를 이행하지 않았기에 연거푸 ‘소극행정 신고’를 했으나 그때마다 일반민원으로 돌린 감사관실 역시 결코 맡은 바 책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장관은 2021년 업무계획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여러 차례 약속했다(환경부 홈페이지 동영상, 2021년 3월18일, 경향신문 기고). 장관은 약속만 할 것이 아니라 약속이 업무로 이행되도록 독려하고 점검해야 할 것이다.

환경부는 2020년 보도자료에서 ‘배출량 상위 20 사업장’을 누락시키더니 금년에는 보도자료를 아예 발표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정보공개 측면에서 매년 발표해왔던 보도자료를 즉시 발표해야 마땅하다. 2017년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며 ‘국민의 환경권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는 환경부’로 재탄생하겠다고 선언한 환경부의 시선이 국민을 향하려다 저만치 멀어져 가고 있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신현기 당진환경운동연합 전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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