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서울 택시에 112신고 버튼.. 기사 폭행·폭언하면 바로 경찰 출동

술에 취한 승객에게 폭행당하는 등 위급한 상황에 처한 택시 기사가 요금 결제기 화면 버튼을 누르면 즉시 경찰에 신고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지난 16일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처럼 주취 폭력에 노출된 택시 기사들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서울시는 “올해 12월 택시 카드 결제기 메뉴 화면에 ‘112 자동 신고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29일 밝혔다. 택시 기사가 ‘112 버튼’을 누르면 택시 위치 정보를 포함한 신고 문자 메시지가 즉시 경찰에 접수되는 방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긴급한 상황에서는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작성해 신고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위치 정보는 10초 단위로 갱신하기 때문에 경찰이 신속히 출동해 폭행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택시 기사 74%가 승객의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5월 관악구에서는 60대 택시 기사가 20대 승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분당 미금역 인근에서는 뒷좌석에 앉은 20대가 60대 택시 기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승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하거나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상습범이 아닌 경우라면 그보다 낮은 처벌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내에서 운행하는 택시는 7만2000여 대로, 대부분 택시에 카드 결제기가 설치돼 있어 개인 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만 거치면 바로 신고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택시 500대의 운전석과 뒷좌석을 분리하는 보호 격벽을 설치하기로 했다. 택시 운전기사와 승객이 직접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고, 폭행을 막는 구조물이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에서 운행하는 택시 상당수에는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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