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은 기회"..서학개미 美기술주 3배 레버리지 담았다

김윤지 2021. 9. 2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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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QQQ·FNGU·TECL 등 3배 레버리지
최근 1주일 동안 1500억원 사들여
포트 따라 수익률 차이 뚜렷..'유의'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성장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어지자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흔들리고 있다. 스타일 측면에서 경기민감 가치주가 안정적인 선택이란 조언이 나오지만, 높아지는 변동성을 오히려 기회로 판단한 일부 국내 투자자들이 기술주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증시에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돼 있지 않다는 점도 직접 투자에 나선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심심한 1배는 가라”…통 큰 레버리지 베팅

2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투자 순매수결제 1위는 ‘ProShares UltraPro QQQ’(TQQQ)였다. 나스닥10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로, 8693만 달러(1028억원) 순매수결제가 이뤄졌다. 하반기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꾸준히 사들인 종목 중 하나다.

최근 들어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에 투자하는 여타 3배 레버리지까지 상위권에 올랐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 주요 기술주의 일 가격 수익률을 3배 추적하는 ‘MicroSectors FANG+ Index 3X Leveraged ETN’(FNGU)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기술 섹터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적하는 Direxion Daily Technology Bull 3X Shares ETF(TECL)를 각각 3041만 달러(360억원), 1045만 달러(124억원) 사들였다. 나스닥100 지수로 2배로 추종하는 ProShares Ultra QQQ ETF(QLD)(1568만 달러)도 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9월 7일 1만5374.33포인트로 종가 기준 역사적 최고점을 새로 썼다. 하지만 지난 3월처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6%에 근접하는 등 단기간 급등하면서 우상향 하던 나스닥 지수에 제동을 걸었다. 방향이 바뀐 건 지난 22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였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는 예상보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었다. 2023년, 2024년의 기준금리 예상이 높게 나오면서,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더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변동성은 단기에 그칠 것이며, 오히려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속되는 실적 전망 상향은 장기적으로 대형 기술주가 주도주 위치를 잃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 힘을 실어줬다. 또 Invesco QQQ Trust Series 1 Fund(QQQ)처럼 나스닥100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1배 추종 ETF는 국내 상장 ETF로도 투자가 가능하지만,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직접 투자해야 한다.

같은 ‘3배’여도 차이 뚜렷…“구조 이해 필요”

TQQQ와 TECL, FNGU 모두 기술주 중심 3배 레버리지 상품이지만 포트폴리오 차이가 뚜렷하다. TQQQ는 이중 가장 많은 103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금융주를 제외하고 있다. TECL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총 비중이 40%로 압도적이며, 아마존과 테슬라는 없다. FNGU는 대표 기술주 10종목을 비슷한 비중으로 담고 있다.

이는 수익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들어 28일(현지기준)까지 나스닥 지수가 14.55% 오르는 동안 셋 다 이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TQQQ는 45.90%, TECL는 50.53%, FNGU는 21.10%로 집계됐다. FNGU는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의 규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포함하고 있다.

파생 상품에 대한 이해도 요구된다. 2~3배 레버리지 상품은 투자 기간이 아닌 일 단위 기초지수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한다.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수익률이 극대화되지만 오르내림이 반복되면 수익률이 깎일 수 있다.

“당분간 하방 압력 유의, 30년물도 눈여겨봐야”

금리상승에 따라 기술주에 대한 하방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투자은행(IB)은 연말 미 국채 10년물 금리 추정치를 1.6~1.8%로 보고 있으며 최고 2.0%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또 오는 11월로 예상되는 연준의 테이퍼링(매입 자산 축소)으로 주택유동화증권(MBS) 매입이 축소되면 MBS의 금리가 급등해(가격 하락) 투자자들은 장기 국채를 매도해 헤지 포지션을 늘려야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30년 국채금리 상승 폭을 키울 수 있다.

지난 3월과 달리 각종 악재들도 위험자산 약세를 초래하고 있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물가, 고금리 확대시 민간 부채부담과 기업 수익성 악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슈 등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 심화와 신용위험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 가능성 △2022년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지연에 따른 단기 채무 불이행 위험도 내재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미국 10년물 금리상승 대비 MBS 금리상승의 영향력이 높은 30년물 금리 상승강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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