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뒤늦은 수사.. 이낙연 "대장동 게이트, 국세청·국토부도 나서라"

김형원 기자 입력 2021. 9. 29. 23:02 수정 2021. 9. 30. 03: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커지는 대장동 비리 의혹]
서울중앙지검 전담팀 첫 압수수색 했지만..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관련 전담수사팀'이 29일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와 관련자들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검찰관계자가 박스를 들고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실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29일 전방위적으로 진행된 검찰의 ‘성남 대장동 사업 의혹’ 관련 첫 압수수색은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가동과 동시에 이뤄졌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이날 출범한 서울중앙지검의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전담수사팀’은 김태훈 4차장을 팀장으로 경제범죄형사부 9명(유경필 부장검사 포함), 공공수사2부 3명(김경근 부장검사 포함), 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 1명, 다른 검찰청 파견 3명 등 16명의 검사로 구성됐다.

당초 중앙지검은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허위사실공표로 고발한 사건은 지난 23일 공공수사2부에, 한변이 화천대유 고문을 지냈던 권순일 전 대법관을 고발한 사건은 24일 경제범죄형사부에 배당하면서 수사 주체를 쪼개놨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여권 유력 대선 후보를 둘러싼 의혹 사건이라 검찰이 수사를 적당한 선에 마무리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압수수색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과 관련해 29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압수수색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장련성 기자

그런 검찰의 기류가 달라진 것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 회계사는 지난 27일 중앙지검 조사에서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등을 총괄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나눈 대화 녹취록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녹취록에는 대장동 사업 수익 배분 등 파괴력이 큰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법조인들은 “제보가 화천대유 내부에서 나온 만큼 검찰로서도 이 수사를 계속 뭉갰다간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대적 압수수색에도 “검찰이 수사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대장동 사업 의혹의 ‘키맨’(key man)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 같은 경우 이미 미국으로 출국했다. 국내에 있는 관련자들도 검찰 수사에 대비해 움직이는 모습이다.

대장동 개발현장 찾은 野 -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둘째) 대표와 김은혜(왼쪽 셋째) 의원 등이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 “특검을 거부한 사람들이 첫 번째 의심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장동 개발 계획 수립, 사업자 선정 등을 담당했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처장은 주말인 지난 25일 퇴직한 정민용 전 투자사업팀장과 함께 공사 사무실에서 내부 자료를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과 정 전 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의 최측근이다. 이들은 화천대유가 참여한 특수목적 법인 ‘성남의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

김 처장은 자료 열람 직후 연가를 냈다가 검찰이 공사를 압수수색한 이날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김 처장 휘하의 개발처 직원들이 사무실 바깥에서 모처와 전화를 수시로 했다는 장면도 목격됐다고 한다. 공사 관계자는 “검찰 압수수색 전에 내부 컴퓨터로 자료 확인을 하고 연가를 낸 점은 수사에 대비해 입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공사 감사실은 이미 퇴직한 정 전 팀장이 내부 자료를 열람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화천대유 측도 며칠 전부터 사무실 주변에 경비용역 직원을 배치하는 등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내부 보안을 강화하는 모습이었다.

이 사건 지휘 라인과 주요 수사 담당자들이 대부분 친정권 성향의 검사라는 점도 논란이다. 일부 법조인은 “이성윤 중앙지검장 시절 용두사미로 끝났던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재판(再版)이 될 수도 있다”며 “공정성이 의심되는 검사를 배제하고 독립성이 부여된 수사팀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께 요청드린다.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공수처, 검찰, 국세청, 금감원, 국토부 등이 참여하는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게이트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수사가 필요한 중대 범죄”라고 했다.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