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사상 첫 여성 총리 탄생

안정락 입력 2021. 9. 29. 22:46 수정 2021. 10. 1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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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총리를 해임하고 의회 기능을 정지시키며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의 권력을 장악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여성을 총리로 지명했다.

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사이에드 대통령은 이날 나쥴라 부든 롬단(63)을 새 총리로 지명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온라인에 게시한 영상을 통해 "부든을 총리로 지명한 것은 튀니지 여성에 대한 존중의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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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총리를 해임하고 의회 기능을 정지시키며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의 권력을 장악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여성을 총리로 지명했다. 튀니지 최초의 여성 총리다.

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사이에드 대통령은 이날 나쥴라 부든 롬단(63)을 새 총리로 지명했다. 부든은 튀니지 국립 공대에서 교수로 재직해온 지질학자다. 그는 교육부에서 세계은행(WB)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이 있지만 정치 경험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온라인에 게시한 영상을 통해 "부든을 총리로 지명한 것은 튀니지 여성에 대한 존중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미 많은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에 수일 내로 새로운 내각을 제안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는 부패에 맞서야 하고 보건과 교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법학 교수 출신으로 2019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젊은 층의 지지를 얻었다. 그는 그러나 지난 7월 히셈 메시시 전 총리를 전격 해임하고 의회 기능까지 정지시켰다. 주요 정당들은 그런 사이에드 대통령의 돌발 행동을 '쿠데타'로 규정하며 반발했지만, 기존 정치권에 불만을 품은 적지 않은 국민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정치 상황이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지난주 사이에드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한 채 무기한 '칙령 통치'(rule by decree)를 선언하면서 국내외에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 26일에는 수도 튀니스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사이에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조속히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라며 사이에드 대통령을 압박했다. 튀니지 주요 정당들도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통치가 폭력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튀니지는 2011년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 민중 봉기의 발원지로 중동에서 드물게 정치적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 꼽힌다. 아랍의 봄 이후 처음으로 2018년 5월 지방선거가 실시됐고, 2019년 10월 민주적 선거를 통해 사이에드 대통령이 당선됐다.

하지만 높은 실업률을 비롯한 경제난, 정치적 갈등, 부패에 대한 국민 불만이 큰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민생고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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