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지시키고 권력 독점한 튀니지 대통령, 여성 총리 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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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에서 민주주의 실험으로 주목 받아온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의회를 정지시켰던 대통령이 29일 여성을 총리로 기용하는 반전 카드를 사용했다.
이날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은 라우다 부덴트 라마다네(63)를 튀니지 첫 여성 총리로 임명했다.
7월25일 사이에드 대통령이 국회 활동을 정지시키고 실권이 주어졌던 총리를 파면한 뒤 행정부 권력을 장악하기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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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아랍권 국가서 민주주의 싹 어렵게 키워가다 위기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아랍권에서 민주주의 실험으로 주목 받아온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의회를 정지시켰던 대통령이 29일 여성을 총리로 기용하는 반전 카드를 사용했다.
이날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은 라우다 부덴트 라마다네(63)를 튀니지 첫 여성 총리로 임명했다. 그녀는 권위있는 공학 전문대학의 교수로 있다.
대통령은 신임 총리에게 즉각 과도 정부의 내각 인선을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인구 1200만 명의 지중해변 튀니지는 앞서 2011년 아랍의 봄 불길을 당긴 나라로 유명하다. 또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예멘, 바레인 등 아랍의 봄 불이 번졌던 아랍 국가들이 모두 민주화에 실패한 가운데 튀니지만은 나름대로 민주 정체의 축을 붙잡아왔다.
대통령과 총리 간 알력, 이슬람주의 정당의 압도적 우세 등의 좋지 않는 조건 속에서도 상당히 민주적이고 여권을 인정하는 헌법을 만들고 직접선거를 중단하지 않았다. 이슬람 무장 세력의 해변 휴양지, 미술관, 호텔 테러 공격으로 외국 관광객이 많이 희생된 가운데서도 이뤄진 진전이었다.
그러나 가장 큰 현안이었던 실업난 등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지 못했고 여기서 현 대통령의 '쿠데타'성 긴급 조치가 나왔다. 7월25일 사이에드 대통령이 국회 활동을 정지시키고 실권이 주어졌던 총리를 파면한 뒤 행정부 권력을 장악하기에 이른 것이다.
튀니지의 젊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쿠데타라는 비난에 사이에드는 경제적 및 사회적 위기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튀니지에서 23년 독재의 벤 알리 대통령을 타도한 아랍의 봄 민중봉기 불이 번졌던 이웃 이집트는 30년 독재의 호스니 무바라크가 무너지고 최초의 민선 대통령이 뽑혔지만 2년 뒤 쿠데타로 뒤집어지고 다른 독재 정권이 들어섰다.
리비아는 40년 독재의 가다피가 민중에 살해되었지만 이후 중앙정부 구성에 실패하다 9년이 지난 지난해 겨울부터 다소 상황이 호전되고 있을 뿐이다. 바레인에서 소수 수니파 왕정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아파 국민들이 일어섰지만 실패했고 예멘에서는 25년 독재의 살레 대통령이 물러났으나 3년 뒤 내전이 발발해 지금까지 1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시리아에서는 40년 독재의 아사드 가문에 대한 대대적 봉기로 내전에 돌입했고 아사드의 잔인한 자국민 공격으로 50만 명이 사망했는데 국제사회의 소극적 대응 속에 아사드는 러시아의 공습 지원에 힘입어 영토를 대부분 탈환했다.
튀니지마저 다시 독재 국가로 복귀해 아랍의 봄 불길이 완전히 헛된 꿈의 재로 사그라져버릴 위기에 놓인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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