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빈 전 전북도의회 의원 "고향사랑기부, 지역 소멸 막는 마중물 기대"

글·사진 박용근 기자 입력 2021. 9. 2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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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용어 쓰고 제도 설계

[경향신문]

고향기부금법의 최초 제안자인 양성빈 전 전북도의원이 29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용근 기자
고향 장수군 위기 보고 연구 시작
2016년 건의안 발의, 전국적 관심
출향인들 ‘국세 기부’하면 감액
지자체는 특산품으로 답례 가능
내년 법 시행…농촌 활력 되찾길

‘고향사랑기부금법’이 28일 국회를 통과, 2023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지역소멸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전국 군소 지방자치단체들에 탈출구가 마련된 것이다. 이 법의 애초 명칭은 ‘고향사랑기부제’였다.

6년 전 이 말을 최초로 꺼낸 이는 양성빈 전 전북도의회 의원(47)이다. 양 전 의원은 2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노력해 왔던 과정이 헛되지 않아 기쁘다”면서 “(이 법이) 지방소멸을 막고 농업과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금법은 출향인들이 내야 될 국세의 일부 또는 전부를 고향이라 생각하는 지역에 기부하면 기부한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감액해주는 제도다. 기부받은 지자체는 특산품으로 기부자에게 답례를 할 수 있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지역 특산물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

양 전 의원이 고향사랑기부금법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15년이다.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장수군의 재정자립도가 5.92% 수준으로 지역소멸 위기에 처하자 ‘과연 탈출구는 없는 것인가’ 고민한 결과였다.

양 전 의원은 당시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가 눈에 확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도의원이 되기 전 일본에서 4년 이상 거주하면서 사업과 공부를 한 덕분에 일본어에 능통하고 일본의 법과 사회제도를 잘 알고 있었다.

“설문조사를 하고 일본의 자료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국내 현실에 맞는 제도로 설계해 봤어요. 일본과 같이 세금으로 명명될 경우 과세로 오해될 것을 우려해 고향기부제라는 이름을 붙인 겁니다.”

전북도의회는 2016년 3월 공식적으로 ‘고향기부제 도입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다. 이 건의안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및 관련 정부부처에 송부돼 고향기부제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다. 하지만 법안 통과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세월 속에는 양 전 의원이 국회의원들을 쫓아다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법 필요성을 역설한 흔적들이 녹아 있었다.

“농촌이 고령화·과소화된 이유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된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향기부금이 지자체 예산에 편성된다면 사람이 돌아오는 고향, 활기를 되찾는 농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관건은 조성된 기부금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요.”

그는 고향기부금의 첫 번째 활용 방안으로 농특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기반자금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기부금의 30% 범위 내에서 답례할 수 있다면 10만원의 기부금 중 3만원 상당의 농특산물이 거래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농특산물을 제값 받고 많이 팔 수 있고, 기부자는 고향의 신선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고 전망했다.

“지역 청년들을 위한 청년사업을 추진하는 데도 활용해야 합니다. 고향기부금으로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청년 경험충전소를 설립해 청년이 미래가 되는 농촌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마을참여 예산으로도 사용해야 합니다. 외지에서 자식·언니·오빠가 보내준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마을이 자립할 수 있도록 사용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가치를 담아낼 수 있습니다.”

그는 “기부금이 지역 활성화의 실질적 밑거름이 되도록 추가적인 제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당장 지역 농특산물을 먹고 마시며, 고향을 홍보하는 영상을 SNS에 공유하고, 지인들을 지명해 전국적으로 고향사랑을 확산시키는 ‘고향사랑 챌린지’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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