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에스트리의 '유람선 침몰 2주기 희망 추모음악회'..코로나 팬데믹 후 첫 해외연주

강석봉 기자 2021. 9. 2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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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단체로는 처음으로 이마에스트리가 해외초청연주를 떠난다.이마에스트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 매스터들의 단체로 유럽과 미주에서 유학하고 현지에서 활동을 한 후 귀국하여 국내에서 활동 중인 교수와 오페라 가수 등 전문연주자로 구성된 남성 단체이다. 우리 성악문화의 세계화를 꿈꾸는 세계 유일의 프로 합창 단체로 110명의 단원 모두가 남성 솔리스트들이다. 창단 초기, 일본 산토리홀에서의 연주를 통해 일본의 평론가로부터 ‘Voice Orchestra’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후 이마에스트리의 대명사가 됐다.

이마에스트리는 외부로 부터의 확고한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양재무 음악감독의 개인적 노력으로 유지되어 오고 있다. 팬더믹 이후로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마에스트리의 운영도 예전에 비해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역 상황의 악화로 대다수의 공연이 취소되면서 연주 기회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생활고로 인해 음악 외의 일을 찾아 나서는 전문연주자들이 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유럽순회의 연주에도 110명의 단원들 중에서 38명만이 참여한다. 2주간의 해외 연주는 성악가에게는 매우 의미있고 소중한 기회이지만, 그 기간 동안 생계를 위한 국내연주를 중단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마에스트리는 창단이후 15년 동안 16회의 정기연주회와 12개국 23개 도시에서 26회의 해외초청연주를 성공리에 마쳤다. 그동안 서울예술의전당 예술상,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시장으로부터 특별공로상을 수상하는 등 전문연주단체로서의 사회적 평가도 괄목할 만하다.

이번 유럽순회연주는 2017년 10월 유럽4개국 투어에 이어 두 번째 유럽투어다. 2018년 2월 이태리 Pesaro시 Rossini Festival 초청연주회를 포함한다면 세 번째 유럽원정 연주인셈이다. 다른 한편으로 2020년 1월 코로나 확산이후 재개되는 첫 해외연주다. 9월 29일 체코 프라하 발렌슈타인궁전 연주를 시작으로 10월 2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Konzertsaal MuTh, 10월 4일 슬로바키아 브라타슬라바 Mirro Hall of the Primate’s Palace, 10월 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ian Heritage House, 10월 8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Kolarac Foundation Concert Hall, 세르비아 포자르베츠 Cultural Center에서의 연주 등 총 6회의 연주를 이어간다. 반주를 위해 피아니스트 조한솔과 바이올리스트 양정윤이 현지에서 합류하여 총 46명의 단원들이 양재무 음악감독의 지휘로 무대에 서게 된다.

특히, 6회의 연주 중 10월 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연주는 2년 전 여객선 침몰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슬픔에서 승리로: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라는 타이틀의 추모 음악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팬데믹의 장기화로 고통받는 동포들과 현지인들을 위로하고 해외의 클래식 팬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 사랑하는 이름이여…” 머나먼 이국땅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이들을 부르는 소리는 이마에스트리의 화음으로 다뉴브강 부다페스트 유역에 울려 퍼지게 된다. 김소월의 시 ‘초혼(招魂)’은 양재무의 작곡으로 특별히 준비된 곡이다. 이날 추모음악회는 해외문화홍보원의 적극적인 행정지원으로 사고당시 한국에서 사고현장으로 한걸음에 달려간 다이버들과 경찰들이 이마에스트리와 함께 사고현장을 찾아 연주하며 추모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코로나이후 한국 연주단체로는 첫 해외연주이기에 부담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방역의 문제, 유럽연주 기간 동안의 국내 연주 중단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는 현실이다. 이 공연을 준비하는 이마에스트리 양재무 음악감독은 “내일을 알 수 없는 코로나시대 험난한 바다에 우리는 항해의 길을 떠난다. 높은 파도 거센 바람… 두렵지 않다. 저 무지개 넘어 코로나도 슬픔도 없는 땅에 새로운 기회의 무대가 있기 때문이다.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는 일을 우리는 매일 경험하고 있다”라며 이번 유럽투어의 의미를 정리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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