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뭐라 하든..' 미 합참의장 "아프간 철군은 전략적 실패"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1. 9. 2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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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상원 군사위 공개 청문회서
“병력 잔류 요구했다” 증언
군 수뇌부 건의 없었다는
바이든 기존 주장과 배치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사진)은 28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20년 전쟁이 탈레반 재집권으로 마무리된 데 대해 ‘전략적 실패’라고 평가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최소 2500명의 미군 병력을 잔류시키자는 것이 자신의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밀리 합참의장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프랭크 매켄지 중부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지난달 30일 카불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한 이후 미군 수뇌부가 의회의 공개 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밀리 합참의장은 미군이 아프간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도 전인 지난달 중순 아프간 정부가 붕괴하고 탈레반이 득세한 가운데 미군이 다급하게 민간인 대피 및 철수 작전을 펼친 데 대해 “작전과 전술의 측면에서는 (대피는) 성공적이었다”면서 “전략적으로 이 전쟁은 패했다. 이는 20년의 집적된 결과라는 것 외에 달리 묘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간에서 재결집해 미국을 위협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이 아프간에 독자 생존이 가능한 정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너무 과도한 확신을 가졌던 점이 문제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한 나라(state)의 건설을 도왔지만 국가(nation)를 구축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청문회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에 병력을 잔류시킬 필요가 있다는 군 수뇌부의 건의를 묵살했는지 여부였다. 밀리 합참의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아프간 정부의 붕괴를 막고 탈레반의 재집권을 방지하기 위해선 최소 2500명의 병력 주둔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매킨지 사령관 역시 지난해 가을 최소 4500명의 병력 잔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고, 이후 2500명의 병력을 잔류시켜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군 수뇌부의 건의를 묵살했고 거짓말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직후인 지난달 18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 수뇌부는 완전 철군에 반대하면서 2500명의 병력을 잔류시키길 원했다”고 말하는 사회자에게 “아니다. 내가 기억하기론 아무도 내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짓말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오스틴 장관은 “그들의 조언은 대통령에 의해 접수됐고 확실히 검토됐다”면서 구체적인 조언의 내용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다양한 조언을 듣는다. 결정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최고사령관”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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