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 '아베 노선' 기시다

박은하 기자 입력 2021. 9. 29. 20:53 수정 2021. 9. 2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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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민당 총재 선거서 고노 이겨
“파벌의 힘, 민심 눌렀다” 평가
내달 4일에 ‘100대 총리’ 취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후임을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4·사진)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선출됐다. 기시다 총재는 다음달 4일 임시국회에서 지명 절차를 거쳐 일본의 제100대 총리로 취임한다.

기시다 총재는 아베 신조 정권 시절 외무상과 당 정조회장 등 요직을 맡은 인물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외무상이었다. 그는 당내 개혁 성향에 맞서 주요 파벌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아베·스가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면서 부분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시다 총재는 29일 도쿄 지요다구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을 꺾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시다 총재, 고노 행정개혁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경쟁을 벌였다. 기시다 총재는 1차 투표에서 고노 행정개혁상을 1표 차이로 앞섰으나 과반 획득에는 실패했다. 2차 결선투표에서는 257표를 얻어 170표를 얻은 고노 행정개혁상을 가볍게 눌렀다.

그는 당선 후 “(이제) 네 편 내 편이 없다”며 자민당원 모두가 하나로 뭉쳐 올해 중의원 선거와 내년 참의원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의 현실에서 “국난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필사의 각오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수십조엔(수백조원) 규모의 경제대책을 연내에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를 비롯한 기본적 가치’ ‘일본의 평화와 안정’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외교안보 정책 3원칙으로 제시하며 “세 가지 각오를 바탕으로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2차 결선투표는 중·참의원 382표와 각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 1표씩 할당된 47표를 합한 429표로 구성됐다. 기시다 총재는 여론 지지도를 보여주는 도도부현 표에서는 8 대 39로 졌지만, 의원 표에서는 249 대 131로 크게 승리했다. 자민당 파벌의 힘이 민심을 누른 선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명문파벌 고치카이(47명)의 회장인 기시다 총재는 1차 투표에서 3위를 한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전 총무상과의 연대를 통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96명)와 아소파(53명)의 지지도 이끌어냈다. 기시다 총재를 지지하는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전날 아베 전 총리를 만나 2·3위 연합에 대해 협의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총재 선거 때에도 여론에서는 반아베 노선을 내세운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앞섰으나 자민당 주요 파벌 수장들이 스가 총리 지지로 뜻을 모으면서 당락이 결정됐다.

고노 행정개혁상은 탈아베 행보와 온건한 성향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이시바 전 간사장, 인지도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과 연계해 당내 파벌에 맞섰으나 결국 낙선했다. 민심에 반하는 총리를 배출한 것이 향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차 아베 내각에서 추진했던 헌법 개정도 지속해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긴급사태 조항 신설과 자위대 명기 등을 골자로 자민당이 내놓은 기존 개헌안이 자신의 임기 중에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 일본 내각과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등 “중·일 간 4개 정치문건의 원칙과 정신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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