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총리 시대 열린다..3대 키워드는 '新자본주의·당쇄신·경청'

송지유 기자, 정혜인 기자 입력 2021. 9. 29. 20:25 수정 2021. 9. 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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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00대 총리 선출]기시다 신임 자민당 총재, 당사에서 기자회견경제·정치·외교 전반 소신 밝혀
기시다 후미오 신임 자민당 총재가 선거 승리를 확인한 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사진=AFP

"성장 없이는 분배할 수 없지만, 분배 없는 성장 역시 불가능하다. 국민 소득을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는 경제대책을 펴겠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 외신은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신임 총재이자 100대 총리 당선자가 선거가 끝난 뒤 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정치·외교 등에 걸쳐 크게 3가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성장과 분배 선순환 '신자본주의' 실현…당 인사 쇄신 의지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신임 총재/사진=로이터
가장 강조한 것은 경제에 대한 신념이었다. 기시다 총재는 "앞으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실현하고 전국 곳곳에 성장의 과실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며 "모든 국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새로운 자본주의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 인사 쇄신과 내각 구성에 대한 계획도 내놨다. 우선 자민당 간사장 임기를 1년으로 정하고 연속으로 3번까지만 연임할 수 있도록 하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일본 정계에서 간사장은 정당의 운영을 맡는 핵심직책으로 현재는 임기나 연임에 대한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현재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5년 넘게 직책을 유지하며 당에서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기시다는 선거 전부터 간사장 임기에 대한 문제를 수차례 제기한 만큼 조만간 간사장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는 "간사장은 매우 중요하고 책임이 무거운 자리"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적합한 인물을 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내각 구성이나 당 인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번 선거에서 경쟁한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성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 총재 후보 등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시다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함께 정책을 논의하며 후보자들이 얼마나 훌륭한 지 실감했다"며 "당이나 내각에서 그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21일 임기 만료 전 중의원을 해산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기시다는 자민당 총재로서 정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뒤 중의원 선거 일정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청하는 정치 강조…코로나19 국난 극복에 총력 다짐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신임 총재/사진=AFP
외교·안보 분야에선 민주주의를 비롯한 기본적인 가치관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일본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한편 환경을 비롯한 지구 과제에 기여해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고 기시다 총재는 강조했다.

경청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기시다 총재는 "일본은 정치의 근간인 국민 신뢰가 무너졌고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았다"며 "정치 생명을 걸고 새로운 정치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1개월 전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힌 소견이기도 하다.

그는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나의 특기인 만큼 최대한 많은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며 "우리 자민당은 앞으로 중의원·참의원 선거에서 국민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난제를 힘 모아 해결하자고도 주창했다. 기시다는 "나는 오늘부터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해 전력으로 달릴 것"이라며 "당원들도 한 팀이 되어 같이 달리자"고 말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연루된 모리토모 사학비리 스캔들과 관련한 질문에는 "행정 조사 보고서가 곧 나오고 민사 재판도 이어지고 있으니 결과가 나오면 판단하겠다"며 "그래도 국민들이 요구하면 정치인들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공문서 관리를 철저히 해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평가는 '기시다 당선=악재'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신임 총재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사진=AFP
한편 기시다 후미오 총재는 총 429표가 걸린 이날 2차 결선투표에서 257표를 얻어 고노 행정상을 87표차로 제쳤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총리직을 맡는 만큼 기시다는 스가 요시히데의 뒤를 이어 다음달 4일 제100대 일본 총리에 오른다.

기시다 당선과 관련해 닛케이는 "세대와 파벌이 얽히면서 시작된 총재 선거는 결국 당내 지지기반으로 승부가 갈라졌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경제·외교·안보 등 국제 정체가 많이 달라진 만큼 현상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는 일본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기시다의 당선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픽테투자신탁의 이치카와 신이치 선임연구원은 "시장은 기시다 신임 총재의 탄생을 악재로 보고 있다"며 "개혁의 아이콘인 고노 행정상의 당선을 기대하며 일본 주식 투자비중을 늘렸던 해외 투자자들이 실망감에 탈출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이어 "다음달 중의원 해산, 11월 총선 등 대형 정치 행사를 앞두고 일본 주식시장은 정치적 리스크에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며 "닛케이225지수가 2만8000~3만1000포인트 사이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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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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