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만 남긴 했는데..먼저 했다간 역적될라" 전전긍긍 치킨업계 무슨 사연이길래?
코로나 특수에 치킨 작년 최대실적
"가격 인상시 불매 역풍 맞을수도"
배달 수수료와 각종 재료값이 올라 메뉴 가격 인상이 절실하지만, 본사에서는 뒷짐만 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 씨는 배달비를 1000원 올리고, 양념소스를 추가할 경우 500원을 별도로 받기로 했다.
식품 가격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치킨 가맹본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원재료와 부자재값이 올랐지만,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간 자칫 불매운동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은 배달비와 치킨무, 소스 가격을 올리는 등 자체적인 인상에 나섰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bhc는 2013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8년째 후라이드 한 마리 가격이 1만5000원으로 제자리인 셈이다. 교촌치킨도 2014년 '교촌 오리지날' 메뉴 가격을 1만5000원으로 인상한 뒤 7년째 동결 중이다. 그나마 BBQ가 2018년 '황금 올리브치킨' 등의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씩 올린게 가장 마지막이다.
이를 두고 외식업계에서는 "치킨만 남았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올해 라면과 우유 등 대표 먹거리 가격이 연이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지난달 1일부터 '진라면' 등 라면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다.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올린건 2008년 이후 13년만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햄버거와 떡볶이, 칼국수 등 외식 물가는 전년대비 2.8% 상승했다.
치킨 가맹본사가 가격 인상을 망설이는건 여론 악화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BBQ는 2017년 5월 주요 메뉴 가격을 평균 12.5% 인상했다가 한 달만에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치킨 가격 인상을 촉발했다는 비판과 함께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까지 겹치면서 불매운동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교촌치킨도 2017년 말 가격 인상을 검토하다 전면 백지화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치킨 가격 인상을 체감하고 있다. 이는 배달비와 치킨무, 소스 등 사이드 메뉴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교촌치킨의 일부 가맹점주들은 지난 7월 배달앱에서 받는 배달비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인기 신메뉴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것도 소비자들이 치킨 가격이 올랐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치킨 가맹본사는 원재료와 부자재값이 올라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으로 치킨을 튀기는 콩식용유(18ℓ)는 지난 4월 3만3000원대에서 이달 4만8000원으로 45%나 뛰었다. 가맹 본사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최대한 부담하고 있어 수익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교촌치킨의 경우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7%로 지난해(9%)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치킨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에 나설 시 소비자들의 저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BBQ의 지난해 매출은 3255억원으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50억원에서 549억원으로 120% 급증했다. bhc의 올해 1~8월 가맹점 월평균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5억원을 넘겼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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