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야드 치고도..명함도 못 내민 디섐보

조효성 2021. 9. 2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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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롱드라이브 챔피언십
5차례나 400야드 넘겼지만
조별예선 전체선 24위 기록
13명은 디섐보보다 멀리 쳐
2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메스키트의 메스키트 스포츠 앤드 이벤트 콤플렉스에서 열린 롱드라이브 월드챔피언십 첫날 PGA투어 최고 장타자인 브라이슨 디섐보가 최대 412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리며 괴력을 과시했다. [사진 제공 = 골프채널닷컴]
'최고 기록 412야드, 30번의 시도 중 5차례 400야드 돌파.'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단체 대항전인 라이더컵이 끝나고 불과 이틀 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괴물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장타 괴물들 사이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다. 2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메스키트의 메스키트 스포츠 앤드 이벤트 콤플렉스에서 열린 롱드라이브 월드챔피언십 첫날 조별리그. 디섐보는 최고 기록 412야드를 기록하는 등 조별리그 총 5세트 중 1위 3회, 2위 2회로 800점을 받아 스코티 피어먼(900점)에 이어 2위로 64강 출전을 확정했다. 세트별로 1위가 200점을 받고 순위에 따라 100점, 50점, 25점을 얻는다. 특히 412야드를 기록한 순간 디섐보는 양팔을 번쩍 들고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디섐보는 조별예선 직후 "64강 출전권을 얻은 것에 불과했지만 오늘 누군가를 이기고 큰 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장타 412야드'는 PGA투어에서는 놀랄 만한 숫자다. 디섐보는 라이더컵 첫날 5번홀(파5)에서 드라이버샷을 417야드나 날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고, 1번홀에서는 370야드 거리에서 원온에 성공한 뒤 이글을 손쉽게 잡아내기도 했다.

PGA투어에서는 가공할 만한 장타자지만 의외로 디샘보의 장타는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었다. 디섐보가 속한 C조에서 최장타는 조시 캐서데이의 417야드, 또 이날 조 1위에 오른 피어먼은 413야드를 기록했다.

이날 출전 선수들의 기록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경기 결과에서 디섐보의 이름을 찾으려면 한참 내려가야 한다. 기록으로 보면 디섐보는 24위에 그친다. 여러 차례 장타를 기록했기 때문에 선수 숫자로는 13명이 디섐보 앞에 있다. 특히 '디섐보의 장타 선생님' 카일 버크셔(미국)는 이날 420야드 이상을 7차례나 기록했고, 예선전 최고 기록 1·2위(455야드·450야드)에 모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놨다. 또 상위 5개 장타 중 4개가 버크셔가 만들어냈고 11차례의 샷이 디섐보의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물론 100%로 친 샷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그의 최고 기록은 492야드나 된다. 버크셔의 목표는 '500야드 돌파'다.

천하의 디섐보도 '장타 괴물들' 사이에서는 한없이 겸손한 초짜 장타 선수일 뿐이다. 디섐보는 "다시 말하지만 나는 '약자'의 관점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며 "내가 나와서 이기면 놀랍겠지만 여기 있는 장타 전문 선수들은 훨씬 더 스윙 스피드가 빠르고 많은 재능을 갖고 있다"고 자신을 낮췄다. 물론 이러한 도전들을 통해 디섐보의 장타는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디섐보는 버크셔를 만나 장타 기술을 배우고 자신의 집에서 함께 훈련하는 영상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디섐보의 헤드스피드는 평균 시속 130마일이지만 버크셔는 시속 156마일이나 된다.

또 대회를 앞두고 디섐보는 전문가 도움으로 매일 두 차례씩 헤드스피드를 늘리기 위한 90분짜리 특별 훈련을 소화했다. 손에 물집이 터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훈련이었지만 디섐보의 집념을 막지는 못했다. 노력은 PGA투어에서도 빛을 보고 있다. 2018~2019년 평균 비거리 302.5야드를 기록한 디섐보는 2019~2020시즌 평균 322.1야드로 '평균 320야드 시대'를 열었고 지난 시즌에도 평균 323.7야드로 장타왕 자리를 지켜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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