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천재들의 숨겨진 뒷모습 '정신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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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인간실격'을 쓴 다자이 오사무(太宰治)는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하지만 유달리 감수성이 예민했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그런 혜택에 대해 상당한 죄의식을 느꼈다.
그럼에도 천재였던 탓에 도쿄제국대학 불문과에 입학했다.
저자는 천재들이 정신의학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지를 진단하면서 나약한 인간이었던 그들의 숨겨진 뒷모습을 추적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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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이병욱 지음 / 학지사 펴냄
소설 '인간실격'을 쓴 다자이 오사무(太宰治)는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하지만 유달리 감수성이 예민했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그런 혜택에 대해 상당한 죄의식을 느꼈다. 특히 아버지를 혐오했다. 지주였던 그의 아버지는 고리대금으로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버는 돈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피와 땀이 묻어있었다. 그는 자신의 가문을 지상에서 사라져야 할 존재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에 그는 고교 시절부터 술과 여자에 탐닉했다. 그럼에도 천재였던 탓에 도쿄제국대학 불문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들어가 글 쓰기에 전념했지만 지독한 죄의식과 자기 혐오, 우울증과 허무주의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는 등 죽음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결국 그는 애인과 함께 약을 먹은 뒤 운하에 투신했다. 다섯번째 자살 시도를 성공으로 끝내면서 그는 38년에 걸친 짧은 생에 종지부를 찍었다.
책은 완벽할 줄 알았던 천재들이 숨겨왔던 정신질환 이야기를 담고있다. 빈센트 반 고흐, 카미유 클로델, 뭉크, 찰스 디킨즈, 헤밍웨이, 히틀러, 이사도라 덩컨, 마릴린 먼로, 라스푸틴, 마이클 잭슨 등 250명이 넘는 천재들이 대상이다. 이들을 △망상의 세계에 갇힌 정신분열병 △양극단의 기분 변화에 시달리는 조울병 △웃음을 잃고 사는 우울증 △의심과 불신의 늪에 빠진 편집증 △완벽을 추구하는 강박증 △가슴으로 살아가는 히스테리 △거절에 민감하고 충동적인 경계성 인격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공포증 △베일에 가린 성도착 △술기운으로 살아가는 알코올 중독 △악몽에 시달리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20개 질환으로 분류해 놓았다.
저자는 천재들이 정신의학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지를 진단하면서 나약한 인간이었던 그들의 숨겨진 뒷모습을 추적해 나간다. 당시의 천재들은 오늘날과 같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큰 고통을 겪었다. 그들은 고통의 시간을 인내하면서 인생의 불꽃을 태웠다. 그런 시련을 뚫고 나갈 수 있었던 그들의 의지와 의외성은 놀랍기만 하다. 세상에는 완벽한 인간은 없다. 천재들의 삶을 통해 본 인간은 누구나 갈등과 고통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이해'를 통해 인간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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