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에 사활 건 대선 후보들.. 연일 도넘는 막말 퍼레이드

한기호 2021. 9. 2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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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부동산 유착 정치집단
이준석 당대표 봉고파직시켜야"
국민의힘 "추악한 가면 찢을것
李지사 폭군의 선전포고 같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개발이익 환수제도의 문제와 개선방안에 대한 긴급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꿈과 혁신 4.0 밀톡, 예비역 병장들이 말하고 윤석열이 듣는다'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오른쪽 두번째) 대표, 김은혜(오른쪽 첫번째) 의원이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현지 조사에 나서 현지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여야가 이번 '대장동 게이트' 결과에 따라 대선 패권과 정권교체가 결정된다고 보고, 각당 유력 대선주자와 지도부를 총동원해 상대편 대선 1위 후보 공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제1 야당 대표를 '봉고파직' 시키고 원내대표는 유배를 보내야 한다, 여당 1위 대선 후보의 추악한 가면을 확 찢어놓겠다 등 상대방을 헐뜯는 수위 높은 발언을 마다하지 않고 혈전을 벌였다.

◇민주 "野, 국민 속인 죄…尹 냄새나는 거래"=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개발이익 환수제' 관련 토론회에서 "부동산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집단은 명백하게 국민의힘"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만물창조설'이 회자되고 있다"며 "국민의힘에 의하면, 제가 국민의힘을, 대한민국 권력을, 박근혜 정부를, 이명박 정부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제가 모든 것을 다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이준석 당대표는 이미 50억 게임에 참여한 사람이 여러 명인 것을 한참 전에 알고도 국민에 '다 이재명이 만들었다'고 했다"며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 봉고파직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봉고파직에 더해 저기 남극 지점, 남극에 있는 섬에 위리안치(圍籬安置)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봉고파직은 '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창고를 봉해 잠그는', 위리안치는 '유배지의 집 주변에 가시 울타리를 둘러 가두는' 조선시대 형벌을 각각 말한다.

민주당은 또 지난 2019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연희동 자택을 시세보다 싸게 매입한 상대가 화천대유의 실소유주 김만배씨의 누나였다는 보도가 나오자 공세를 퍼부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박영수 특검(팀) 수사팀장이자 검찰총장 지명 직전에 있는 서울중앙지검장 부친의 집을 화천대유 대주주의 누나가, 하필 딱 그 시기에 부동산 소개소를 통해 사들이는 우연은 온 우주의 기운이 모여야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캠프 정진욱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이 괴이한 거래의 진실을 고백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검찰과 경찰은 하루빨리 이 냄새 나는 거래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국힘 "특검하라…제2 조국 李, 추악한 가면 찢겠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를 위시해 경기도 성남시 판교 대장지구 개발 현장을 방문해 이 지사 압박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결국 설계자로, 행정가로서 무능이나 부패냐 기로에 놓인 것"이라면서 "(이 지사는) 얕은 변명으로 일관 말고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간담회에선 "특검, 국조를 바라는 강한 국민 여론을 투영해 민주당을 압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봉고파직·위리안치' 발언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입이 험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저는 이 지사의 추악한 가면을 확 찢어놓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도 이 지사를 향해 "'나는 폭군이 되겠다'는 선전포고 같다"며 "대선 후보로 나서기 전에 인성과 개념부터 챙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연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을 '설계'했다고 자랑했다. 최대 치적사업이라고 선전도 했다. 각종 문제점이 제기되자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역공을 펼치면서 정작 특검은 거부하고 있다"고 특검 수용을 요구했다. 윤석열 캠프 김용남 대변인은 "최소 7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화천대유 측의 특혜 의혹에 대한 이 지사의 해명이 비상식적"이라며 "이제 와서 '민간업자간의 이익 배분은 나는 모른다'며 발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년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조국 사태' 때 조국 전 장관이 보여줬던 태도의 판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 참여사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김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관련 녹취록 15~18건을 검찰에 제출했다.

해당 녹취록엔 화천대유가 배당 받은 대장동 개발이익 4040억원의 배분 등을 놓고 두 인물을 언급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성남시 분당구 화천대유 본사와 SDC,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엔에스제이홀딩스 등을 압수수색해 사업 설계 관련 공사 측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의 측근인 만큼 불법혐의가 있는 특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권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한기호·권준영·문혜현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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