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에 조기 인사까지, 생존 발버둥치는 백화점

김수연 2021. 9. 2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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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적체로 새판짜는 업계
롯데, 창사 첫 희망퇴직 접수
신세계, 정기 인사 한달 당겨
현대, MZ 중심 선순환 추구
국내 3대 백화점의 인력순환 노력. 자료: 각사 취합

백화점업계가 인력 불순환, 인사적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실시라는 고육책까지 나왔고 조기 인사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기업도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판이 짜여지고 있는 유통시장에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2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백화점을 중심으로 인력 불순환 구조 등 경쟁력 저해 요소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인력 불순환과 이로 인한 인사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사 42년 만에 첫 희망퇴직이라는 초강력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 중이다. 트렌드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젊은 피를 수혈하기 수월한 구조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셈이다.

이 회사는 임직원 평균 연령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전체 직원 4700여명 가운데 근속 20년 이상인 직원이 2000명(43%)이고,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평균 근속연수가 3대 백화점 중 가장 긴 15~16년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유통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한 이커머스 기업들과의 격차가 큰 상황이다. 쿠팡의 경우 임직원 평균 연령이 32.5세로 대표적인 '젊은 기업'으로 꼽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환경이 많이 변하고 있다보니 우리도 이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현재의 인력구조로는 빠르게 대응하고 새로운 상황에 맞는 사업을 전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 판단해 전체적으로 인력 순환 차원에서 이번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인재도 뽑고 적재적소에 인원을 배치하려면 이런 움직임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은 희망 퇴직자에게 임금(기본급+직책수당) 24개월분과 위로금 3000만원, 자녀학자금(최대 두 명, 총 3200만원까지) 등을 지급한다.

근속연수 12.5년인 신세계백화점은 '조기 인사'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조직정비를 서둘러 인적쇄신을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신세계백화점 및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매년 12월 1일자로 단행해 온 정기 임원 인사를 올해엔 한 달 앞당겨 11월 1일자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빠르면 10월말에 2022년도 임원인사를 발표하고, 2주 후 후속으로 전체 임직원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월 중순 단행해 온 이마트 정기인사와 시점을 맞추려는 모양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너진(정용진 신세계그룹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이 각각 이마트, 백화점 임원 인사에 대한 의사결정을 같은 시점에 하기 때문에, 인사발령 시기도 독립적으로 하기보다 서로 맞추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정기인사가 지난해보다 보름가량 빠른 10월 초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신세계백화점은 인력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신규점 출점 등 사내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맞춰 현재 직무 외에 타 직무를 지원하는 '잡 포스팅' 제도도 운영중이다. 지난 8월 대전 유성구에 출점한 대전신세계 아트&사이언스 등 주요 신사업에도 이 제도를 활용했다.

롯데와 신세계에 비해 현대백화점은 '젊은 기업'이다. 전체 직원 3027명 중 약 80%가 MZ세대다. 근속연수는 롯데의 절반 수준인 8년으로 3사 중 가장 짧다. 이는 2017년 일자리 창출 및 상생 실천 차원에서 고객관리, 사무보조직 등 1400여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경우, 신규 출점이나 신규 조직 구성시 사내 공모제를 통해 조직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인력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1200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해 새로운 인력도 수혈할 계획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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