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도 '영혼을 흔든 내 운명의 시' 만나기 바랍니다"

박임근 입력 2021. 9. 29. 19:26 수정 2021. 9. 2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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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시인의 운명에 영향을 준 시들과 그 사연들을 모은 것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독자들도 '내 운명의 시'를 만났으면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소개되는 작품일 수도 있겠고, 시인들의 절절한 사연을 읽어가다가 갑자기 떠올리게 된 시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청운의 뜻을 품고 출발한 대학 1학년을 마감하며 만난 이 작품은 그를 영시에 입문하는 계기를 제공해 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연이 깃든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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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명예교수 전북대 정년 기념
시인 41명 '시와 사연' 글모아 엮어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 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이 책은 한 시인의 운명에 영향을 준 시들과 그 사연들을 모은 것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독자들도 ‘내 운명의 시’를 만났으면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소개되는 작품일 수도 있겠고, 시인들의 절절한 사연을 읽어가다가 갑자기 떠올리게 된 시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종민(65·영어영문과) 전북대 명예교수가 최근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모악)를 엮어냈다. 부제는 ‘내 영혼을 뒤흔든 41편의 시’다. 각자 사연을 모으는 일에 김용택·박성우·복효근·안도현·이병천·정호승·정희성 등 시인 41명이 초대됐다. 지난 2월 전북대에서 정년퇴임한 그가 마지막 월급을 의미있게 사용하고자 아는 시인들에게 원고를 청탁했다. 일부는 원고료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지난 4월에도 그는 <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 내 인생의 음악편지>를 냈다. <…내 인생의 음악편지>에선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큐아르(QR)코드를 통해 직접 음악을 듣고 위안받기를 바랐다면, 이번에는 ‘시가 우리 삶을 견딜만하게 해준다’는 말처럼 인생이 고달플 때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시를 찾아 견딜만한 영혼의 면역체계를 갖기를 바랐다.

“운명에 버림받고 세상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나 홀로 나의 버림받은 처지를 한탄할 때/ 부질없는 아우성으로 귀먹은 하늘을 괴롭히고/ 내 자신을 돌아보며 나의 운영을 저주할 때/…(중략)…당신의 감미로운 사랑 떠올리면 너무도 풍요로워져/ 나는 내 자신의 처지를 왕과도 바꾸지 않으련다.”(셰익스피어, 소네트29번)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겉표지. 모악 제공

그는 자신에게 다가온 운명의 시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29번을 꼽았다. 청운의 뜻을 품고 출발한 대학 1학년을 마감하며 만난 이 작품은 그를 영시에 입문하는 계기를 제공해 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연이 깃든 작품이 됐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인 그는 전북 완주군 고산면에 있는 인문학당에 시집 2천권을 갖춰 주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사랑은 헌신의 과정이요 산물입니다. 아끼고 좋아하는 것이 많아야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애인에게 하듯 정성을 다해야 정말로 좋아하는 시와 만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챙긴 내 인생의 음악·그림·영화, 내 영혼의 시 등이 우리 삶의 고비마다 위로와 응원을 해줄 것입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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