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연루 의혹'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내정 철회하라"

핵심요약

문화예술계 "안호상 씨, 국립극장장 재임 당시 블랙리스트 실행"
"오세훈 시장, 안호상 씨 세종문화회관 사장 임명 시도 중단하라"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안호상 전 국립극장장(현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이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내정되자 문화예술계가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세종문화회관 노동조합, 문화연대 등 11개 문화예술단체는 지난 28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세훈 시장은 블랙리스트 국가 범죄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깊게 연루되어 있는 안호상 전 극장장에 대한 세종문화회관 사장 임명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과 국민에게 어떠한 사과나 성찰도 진행하지 않은 채 2차 가해를 반복하고 있는 안 전 극장장은 지원을 자진 철회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안 전 극장장이 2015년 국립극장장 재임 당시 손진책 연출이 국립극장에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를 공연하려 하자 위에서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문체부와 상의해 연출 교체를 시도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발표공간 지원사업' 심의과정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극단·공연장을 배제하는데 공모·가담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민간 보조금을 국립중앙극장에서 제작하는 '향연' 공연에 부당하게 전용했다고 말했다.

안 전 극장장은 오 시장과 인연이 깊다. 예술의전당에서 공연기획부장, 공연사업국장을 거친 그는, 오 시장이 제 33대·34대(2005년 8월~2011년 8월) 서울시장으로 재임했을 당시 서울문화재단(2007년 2월~2012년 2월) 대표를 연임했다.

2012년 국립극장장에 오른 후 2017년 1월 연임됐지만 문화예술계 불랙리스트 사건 연루 의혹이 불거지자 같은 해 9월 사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블랙리스트가 실행됐던 국립극장의 대표로서 블랙리스트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은 책무다. 해명없이 책무를 회피한 이가 서을시의 대표 문화기관 수장이 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서울시는 안 전 극장장에 대한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고, 이를 통과하면 10월 초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김현 전국공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 지부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세종문화회관 예술단 단원과 직원 100여 명이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피해를 입었다"며 "과거로의 회귀도 안 되며, 서울형 블랙리스트 재현도 안 된다"고 강하게 발언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30일 오후 1시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마당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선임 철회 문화예술인 집중행동을 진행한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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