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유엔 대사들 "대북제재가 최고의 비핵화 협상카드"

김선영 2021. 9. 2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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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유엔 주재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들이 유엔 대북제재가 '분명한 효과가 있다'며 이를 활용해 북한 비핵화까지 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시영 전 대사(1998년 4월∼2000년 2월)는 "그동안 유엔을 통한 북한 제재조치는 앞으로도 협상카드로서 활용할 값어치가 있다"며 "협상은 하되 어디까지나 상호 공평하게 단계별로 추진하는 카드로서의 값어치를 극대화하는 지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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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용한 외교적 압박수단
철저히 이행돼야 성과 나올 것"
유엔사 해체 문제 신중론 보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이 유엔본부에서 북한 상황에 대한 결의안을 의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역대 유엔 주재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들이 유엔 대북제재가 ‘분명한 효과가 있다’며 이를 활용해 북한 비핵화까지 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시영·박인국·오준·조태열 등 4인의 전 대사들은 전·현직 주미 특파원들의 모임인 한미클럽이 29일 발행한 외교안보 전문계간지 ‘한미저널 8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시영 전 대사(1998년 4월∼2000년 2월)는 “그동안 유엔을 통한 북한 제재조치는 앞으로도 협상카드로서 활용할 값어치가 있다”며 “협상은 하되 어디까지나 상호 공평하게 단계별로 추진하는 카드로서의 값어치를 극대화하는 지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태열 전 대사(2016년 12월∼2019년 10월 재임)는 “대북제재는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묶어 놓기 위해 가장 유용한 비군사적·외교적 압박 수단”이라며 “북한을 다시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고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제재는 계속 유지되고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준 전 대사(2013년 9월∼2016년 12월 재임)는 “북한이 제재 탈피를 위해서는 핵·미사일 포기 이외에는 출구가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북한으로 하여금 핵 포기 없이도 남북경협이 가능하다는 착각을 갖게 하면 북을 돕는 것이 아니고 ‘희망고문’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 논란이 된 유엔군사령부의 존재 여부에 대해 전직대사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박인국 전 대사(2008년 5월∼2011년 5월)는 “70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유엔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확보를 위한 유엔의 헌신과 존재감을 상징해왔다”며 “정전체제하에서 유엔사의 효율성은 차치하고서라도, 유엔사에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유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대한 관심을 상징하는 힘이 있다”고 언급했다. 조태열 전 대사는 “유엔사 문제를 단순히 남북협력이라는 좁은 시각에서만 다루어서는 안 된다”며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안보상황과 미·중 패권경쟁이 한·미동맹에 미치는 영향,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유엔에서의 유엔사 관련 논의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유엔 가입 30주년을 맞은 한국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과제에 대해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오준 전 대사는 “이제는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국제사회에서 국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고, 이시영 전 대사는 “정부는 자국 중심적 외교를 벗어나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나 정부 간 기구로 젊은 영재의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태열 전 대사는 “지난 30년의 유엔 외교가 먼저 가입한 나라들을 따라잡기 위한 속도전이었다면, 향후 30년은 질적 도약을 위해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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