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메라 앞에서만 푸틴에 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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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방송 카메라 앞에서만 강경하게 대하는 척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푸틴 측이 미모의 여성 통역을 대동한 것을 두고는 피오나 힐 백악관 러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그리셤에게 "통역사 봤지? 우리 대통령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특별히 선발한 것 같아"라고 거듭 말했다는 일화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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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명 "돈 받고 거짓말" 비난
스테퍼니 그리셤 전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달 5일(현지시간) 출간되는 회고록 ‘이제 질문 받겠습니다’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28일 전했다. 두 정상은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가졌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좋아, 이제 몇 분 동안 당신에게 조금 더 강경하게 행동할 겁니다. 하지만 그건 카메라를 위한 거니까 그들(기자단)이 떠난 다음에 얘기합시다”라면서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사건 및 인권 유린과 관련한 제재 언급을 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에게 저자세로 일관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당시 푸틴 측이 미모의 여성 통역을 대동한 것을 두고는 피오나 힐 백악관 러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그리셤에게 “통역사 봤지? 우리 대통령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특별히 선발한 것 같아”라고 거듭 말했다는 일화도 실렸다. 트럼프가 언론을 담당하는 젊은 여직원 A를 대통령 전용기 집무실로 자주 호출했으며, 한번은 그저 “보고 싶어서” 불렀다는 폭로도 나왔다. 그러면서 A의 뒷모습을 묘사하는 비속어도 썼다고 한다. 트럼프는 A를 승진시켜 “행복하게 해 줘라”라고 지시했지만, 그리셤은 오히려 A와 대통령의 접촉면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리셤은 “일상적인 부정직함이 마치 에어컨(냉기)처럼 백악관에 퍼졌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거짓말 문화도 꼬집었다. 2018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별세했을 때 직원들은 관례에 따라 고인의 가족이 대통령 전용기를 쓰도록 했지만, 트럼프에게는 이 사실을 숨겼다. 부시 가문을 싫어하는 트럼프의 날 선 반응이 두려워서다. 그리셤은 “대통령은 내가 사실이 아니거나 나를 미치광이처럼 보이게 만드는 말을 대중에게 하기를 원했을 것”이라며 대변인으로 일한 9개월 동안 단 한번도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은 이유를 에둘러 설명했다.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그리셤이 다른 사람들처럼 급진 좌파 성향 출판사로부터 돈을 받고서 거짓말을 지어냈다”고 비난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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