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WHO 사무총장..직원들 다수, 일자리 미끼 성범죄

박가영 기자 2021. 9. 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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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 산하 세계보건기구(WHO) 직원들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 활동을 하면서 수년간 현지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직원들의 성착취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설립된 독립 조사기구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디언, 로이터 등은 에볼라 퇴치 활동 중인 WHO와 주요 비정부기구(NGO) 직원들에게 성착취를 당한 현지 여성들을 인터뷰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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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조사기구, 콩고민주공화국서 벌어진 일 조사 결과 공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사진=AFP

유엔(UN) 산하 세계보건기구(WHO) 직원들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 활동을 하면서 수년간 현지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WHO는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직원들의 성착취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설립된 독립 조사기구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콩고 에볼라 퇴치 활동 과정에서 83명이 현지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1명은 의사, 운전사 등으로 콩고에 파견됐거나 현지에서 고용된 WHO 직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성들은 주로 일자리를 주겠다며 현지 여성들에게 접근해 왔다. 13~43세 여성들에게 그 대가로 성행위를 강요했으며 거부할 경우 여성의 생계를 위협했다. 일자리를 주겠다는 약속은 대부분 이행되지 않았으며, 지켜지더라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계속해서 가해자의 성행위 요구를 들어줘야 했다.

성폭행으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것으로 파악된 피해자만 29명으로, 일부 가해자들은 낙태를 강요하기도 했다. 피해자 중 최연소 여성은 2019년 4월 집에 데려다준다는 WHO 운전사의 차에 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 보고서에는 "소녀는 마을 길가에서 전화카드를 팔고 있었고, WHO 운전기사는 소녀를 집까지 태워다 준다며 차를 세웠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호텔로 데려갔다"고 서술돼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보고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참혹하다"며 "먼저 희생자와 생존자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당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된 WHO 직원이 자행한 일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 직원 4명은 해고된 상태고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가해자들이 용서받지 않고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WHO 직원들의 이 같은 범죄 사실은 지난해 9월 주요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가디언, 로이터 등은 에볼라 퇴치 활동 중인 WHO와 주요 비정부기구(NGO) 직원들에게 성착취를 당한 현지 여성들을 인터뷰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지목된 다른 단체에는 유니세프, 옥스팜, 월드비전 등이 포함됐다.

한 피해 여성은 당시 인터뷰에서 WHO에서 일한다는 의사로부터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어디에 신고해야 할지 몰랐고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의사의 요구를 거절해 일자리를 얻지 못했고, 같은 요구를 받아들인 그의 친구는 고용됐다고 전했다.

이에 WHO 측은 지난해 10월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구성해 1년여간 조사를 벌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당시 해당 사건을 전면적으로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구호활동을 하는 유엔기구가 성착취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에서 2017년 사이 아이티에 주둔했던 유엔 평화유지군들이 어린 소녀들에 대한 성착취를 일삼고, 이 과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버리고 본국으로 도망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대가를 주고 성관계를 맺거나 성폭행을 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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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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