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군 성추행 피해' 유족 "딸 실명·얼굴 공개, 특검해달라는 것"

조혜진 2021. 9. 29. 18: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군 성추행 피해' 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인터뷰
-2차 가해 관련 3차 공판 진행.."가해자 측 사과 없어"
-'공군 성추행 피해' 故 이예람 중사 얼굴, 이름 공개
-아버지 "관심받고 함께 싸울 수 있길 바랐다"
-수사심의위서 수사 책임자에 불기소 권고
-엄정 수사 기대 무너져..특검 통해 진상규명 원해
-"댓글 응원 감사해..앞으로 비슷한 일 없어야"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9월 29일(수) 14:3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인터뷰 : '공군 성추행 피해' 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신지혜: 저희가 어제 군 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 하신 내용을 봤습니다. 방금 공판에 들어갔다가 나오셨다고 들었는데요. 그 공판, 어떻게 보셨나요?

아버지: 2차 가해 관련해 노 모 중위의 3차 공판 중인데요. 무죄를 주장하다 보니까 말 한마디, 한마디를 보면서 진술서에 말 틀린 거 가지고 지금 장난을 치고 있어요. 참 답답합니다.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요, 이 사람들이.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어요.

조혜진: 아버님, 저희가 사실 사건 발생 직후에 당시 변호사님과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버님이 직접 인터뷰에 응해주시기도 했고요. 피해자인 이 중사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공개를 하셨는데 어떤 마음으로 그런 결정을 하신 거세요?

아버지: 보통 잘못한 사람들은 죄의 경중에 따라서 얼굴을 밝히기도 하고 그렇죠? 피해자가 얼굴 밝히는 거 봤습니까? 피해자 얼굴을 또 다른 피해자들, 그다음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고 하는 아들들을 가진 모든 분이 좀 봐주시라는 겁니다.우리 아이 같은 상황이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식으로도 관심을 더 가질 수 있게, 여러 국민과 같이 싸워보려고 새로운 마음으로 공개한 겁니다.

조혜진: 그렇군요. 그동안 수사 과정을 쭉 지켜보셨을 것 같은데요. 기자회견에서도 수사에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을 하셨습니다. 어떤 점들인가요?

아버지: 대통령님이 엄정 수사, 상급자까지 모두 가리지 말고 수사를 하라고 그랬는데요. 다 빼놨다만요. 내가 봐도 다 빼놨어요. 발표날 때 어떻게 나는지 보십시오. 제가 말씀드린 대로 그냥 대국민 사기극이다, 귀중한 생명을 가지고 이렇게 죽어서도, 살아서도…. 엄마 말로는 딸을 두 번 죽이는 그런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지혜: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게 이제 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제 부실 초동수사로 입건된 20 전투비행단 상급자들, 공군 법무실장 등을 불기소 권고를 한 거에 대해서 굉장히 납득할 수 없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여기까지 나오신 겁니다.

조혜진: 구체적으로 대부분 불기소된 이유가 뭐였나요?

아버지: 초동수사라고 하잖아요? 최초에는 피해자를 먼저 조사하지 않습니까? 우리 딸은 성폭력 피해자입니다. 상당히 예민성을 낳는 그런 그 범죄이기 때문에 여성 경찰관이 와서 본부에서는 제대로 했어요, 제가 보기에는. 그런데 20기 수사계장은 가해자 조사도 하지 않고 진술 조서에 있는 내용을 가지고 중대 범죄인 줄을 알면서도 바로 대대장한테 얘기해서 불구속 처리하라고 그래요. 가해자도 조사하지 않고 피해자 조사를 먼저 마치고 불구속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러한 법이 있습니까?

조혜진: 네. 그러니까 수사계장이 가해자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불구속 처리를 하려고 했다는 말씀이신데요.

아버지: 군사 경찰이 수사하지 않습니까? 위에 보고하지 않습니까? 공군 중앙 본부로, 경찰 본부로. 그다음에 어디 올라갑니까? 공군 최고의 경찰단장. 경찰 단장한테 보고가 올라가게 돼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책임성이 있는 사람들이죠? 잘못된 수사를 가지고 잘못됐다고 얘기하지도 않고 검찰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공군 검찰에서도 그대로 가서 결국은 법무부, 공군 법무실장까지 갔는데도 이 사람들이 가만히 있었고 대답도 안 했고 문서 사인도 안 하고 구두로 결정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불구속 처리하고, 불기소 처리하고 이런 식으로 다 하지 않습니까? 국방부 검찰단 수사에서도 피의자를 입건해서 2시간 조사를 한 걸 바탕으로 수사심의위원회에 올리니 무슨 자료가 이렇냐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어떤 분들은 그래도 심판을, 심사를 해보자고 해서 결국은 불기소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겁니다.

조혜진: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하려는 내부적인 움직임이 있었다고 지금 말씀하시는 거고요.

아버지: 내부적으로 있었고, 외부적으로도 있었고요.

조혜진: 두 번째로는 이 수사 과정에서 책임자들, 그러니까 상급자들에 대해서 심의위에서는 대부분 불기소로 의결됐는데 그 이유가 자료 같은 것들이 좀 제대로 확보도 안 되고 조서도 미흡한 거로 보인다는 말씀이십니다.

아버지: 수사 자료, 우리 공소장 보면요. 처벌할 수 있는 그런 법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법리를 빼고 간단하게 직무유기, 명예훼손 뭐 이 정도입니다. 직무지침을 잘못 알았다고 하면 다 빠져나올 수 있잖아요.

조혜진: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성역 없는 엄정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국방부에서는 특임군검사까지 투입을 하면서 가해자, 피해자뿐만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던 거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최종 수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특임군검사를 투입하고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가 뭔가요?

아버지: 자, 우리 지금 사법개혁하고 있잖아요. 군의 사법개혁이 상당히 필요한 것 같아요. 법무관 업무 라인이 문제가 많더라고요. 국방부 장관의 엄정한 수사 의지도 무색할 만큼요. 제가 6월 28일에 기자회견도 했지 않았습니까? 그때 당시에 이 수사를 훼방 놓는 거대한 세력이 있다고 그랬죠? 거길 보고 얘기한 거예요. 수사관들이 세포, 모세혈관까지 쫓아가서 수사하는 줄 알고, 수사가 될 줄 알았는데 안 되더라 이거예요. 우리 아이 얼굴을 공개한 것도 ‘특검해야 합니다, 특검해야 합니다’라고 제가 외치고 있는 겁니다.

조혜진: 수사 과정에서 굉장히 답답하셨던 것 같습니다. 특검을 통해서 기대하시는 바가 뭔가요?

아버지: 과거에 여러 가지 특검을 통해서 무척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살아있는 게 우리나라의 특검입니다. 그거를 우리 국회의원분들께서 장례식장에 오셨을 때 특검해 주시겠다고 그랬어요. 분명히 해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 여야 대표님들이 해 주실 거라고 믿고 사회단체하고 같이 이렇게 손잡고 투쟁해나갈 겁니다.

신지혜: 아버님, 지금 장례식을 못 치르고 계신다고 들었는데요.

아버지: 못 치르고 있는 거죠. 우리 예람이를, 진상규명을 가려놓고 있던 훼방 세력, 한 사람도 기소되지 않은 사람들을 두고 어떻게 우리 예람이의 장례를 치를 수 있단 말입니까? 국민들도 반대하실 겁니다. 오늘 국민들께서 댓글로 많이 연락 주시고 계세요. 특검하자고 계속 연락하고 있습니다. 너무 감사드리고요. 그분들도 자식들이 있기 때문에 같은 마음으로 이런 댓글을 달아주시면서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지혜: 알겠습니다. 아버님, 오늘 힘드신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이렇게 저희에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군검찰이 이 수사 결과를 어떻게 발표하는지 우리 군이 이 사건을 이예람 중사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저희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아버지: 네. 지켜봐 주십시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조혜진 기자 (jin2@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