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007 노 타임 투 다이'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그렇지 못한 작별 인사
※ 해당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수차례 개봉을 연기하며 전 세계 팬들의 애간장을 녹였던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007 시리즈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007 시리즈의 스물다섯 번째 작품인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당초 2020년 4월 개봉을 앞두고 있었으나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장기화 사태 끝에 예정보다 약 1년 6개월가량 늦게 관객을 만나게 됐다.
2006년 '007 카지노로얄'을 시작으로 14년간 5개의 작품에서 제임스 본드로 활약했던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007 작품인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가장 강력한 운명의 적 사핀(라미 말렉)의 등장으로 죽음과 맞닿은 작전을 수행하게 된 제임스 본드의 미션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주인공과 맞대결을 펼치는 악당의 존재는 '007'처럼 영웅적 서사를 취하는 영화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 타임 투 다이'에 등장하는 메인 빌런인 사핀은 007 시리즈 역대 가장 매력 없는 악당으로 보일 정도로 무미건조하다.
'한 번 태어났으면 무언가 남기고 죽어야 한다'는 그의 외침과 달리 사핀은 관객들 마음에 그 무엇도 남기지 못한 채 제 역할을 마치고 만다.
앞선 작품들에서 최악의 조직 스펙터를 이끌며 본드를 괴롭혔던 블로펠드(크리스토프 왈츠)를 비롯해 '스카이폴'에서 극 전체를 흔들었던 실바(하비에르 바르뎀) 등 제임스 본드와 대적할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포스의 악당을 기대했던 관객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한스 짐머라는 걸출한 거장의 참여로 영화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지만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극 말미 제임스 본드가 놓인 딜레마적 상황과 이를 스크린으로 옮긴 연출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연상케 하고, 음악은 더 큰 기시감을 안길 정도로 유사한 분위기를 풍긴다.
'노 타임 투 다이'는 제목에서부터 '시간'을 내세우고 있다. 영화의 제목과 같이 본드는 작품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연인 메들린 스완(레아 세이두)을 향해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라며 시간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한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는 제임스 본드의 시대는 끝을 맞이하지만, 007은 단지 숫자일 뿐이라는 극 중 그의 대사처럼 007의 활약은 마치 시간이 지나도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임스 본드로서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을 보낸 관객 입장에서는 이번 작품이 그와 작별 인사를 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오로지 비극을 위해 만들어진 듯한 비극 안에서 퇴장하는 그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일 지경이다.
영화의 제목인 '노 타임 투 다이'는 수많은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제임스 본드에게는 '죽을 시간이 없다'라는 의미를 뜻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다니엘 크레이그를 향해 '아직은 제임스 본드로서 죽을 때가 아니다'라는 역설적 해석이 더 어울리는 듯하다.
캐리 후쿠나가 감독 연출.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라샤나 린치, 레아 세이두, 벤 위쇼, 아나 디 아르마스, 나오미 해리스, 랄프 파인즈 등 출연. 12세이상관람가. 9월 29일 개봉.
[사진 제공 = 유니버설픽쳐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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