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초점] 트로트 이어 국악에 빠진 방송가..'풍류대장'은 국악 열풍 이끌까

한하림 기자 2021. 9. 2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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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풍류대장’ 방송화면 캡처
[서울경제]

방송가 오디션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요즘, ‘풍류대장’이 국악이라는 비주류를 택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판소리와 타 장르를 섞는 오디션 무대로 새로움과 익숙함을 동시에 선사할 것을 예고하며 첫 선을 보였다.

지난 28일 첫 방송된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이하 ‘풍류대장’)은 국악과 대중가요를 엮은 무대로 국악의 대중화를 꿈꾸는, 국악의 여러 장르를 알리기 위해 출전하는 참가자들이 무대를 꾸미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은 국악을 하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금전적인 문제로 크로스오버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는 참가자들의 사연을 소개로 시작됐다. 가야금, 거문고, 기타 등 국악기와 서양악기로 구성된 프로젝트 위로(WERO) 팀부터 프로듀스 101의 ‘픽미’를 선곡하며 눈길을 끈 누모리(numori) 팀, 지성과 국악 실력을 겸비한 서울대 국악과 최여완 등이 출연해 국악과 밴드의 결합부터 국악의 숨겨진 장르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비주류에 불과했던 국악을 오디션 장르로 선보인 것은 ‘풍류대장’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MBN ‘조선판스타’는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한 회차씩 간간이 나왔던 국악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며 기존에 없던 국악 오디션의 활약을 예고했다. ‘조선판스타’는 “K-소리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MC 신동엽의 야심 찬 포부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4.7%(닐슨코리아/전국 유료)에 그치며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조선판스타’는 국악 본연의 멋과 뮤지컬, 가요 등을 크로스오버하는 멋을 모두 보여주기 급급하다는 느낌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국악 전공자들이 자신의 분야인 판소리 등을 먼저 보여주고, 판터닝 무대를 통해 판소리와 케이팝을 섞는 등의 모습은 전반적인 무대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을 줬다.

또 국악계 대모로 불리는 신영희 명창부터 김동완, 박은영 등 다양한 분야의 심사위원들은 오히려 독으로 다가왔다. 15명의 심사위원들이 대거 출격한 탓에 복잡하다고 느끼게 했다. 시청자들은 공식 홈페이지에 “어수선하다. 심사위원들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는 평가를 남겼다.

‘조선판스타’와 달리 ‘풍류대장’ 김종진, 이적, 박정현, 성시경, 송가인, 우영, 솔라 7인의 심사위원은 풍족하지만 번잡한 느낌을 지운 심사평을 제공했다. 앞서 황교진 CP는 심사위원 라인업에 대해 “참가자들이 국악과 대중음악 크로스오버가 대중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했다”며 “자신들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대중음악 심사위원을 섭외해달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세대에게 익숙한 얼굴의 심사위원들은 대중적인 시선으로 평가하기 위해 구성된 만큼, 이해하기 쉬운 심사평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국악 전공 출신 트로트 가수 송가인은 사물놀이와 사이키델릭 록, 블루스를 융합한 음악을 하는 밴드 누모리 무대에 “밴드면 보컬밖에 보이지 않는다. 근데 이 팀을 통해 우리 음악에는 장구, 꽹과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고 평가했다.

또 참가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국악과 랩 등 다양한 장르를 엮은 무대로 흐름을 이어갔다. 이 프로그램만을 위해 무대를 준비한 것이 아닌 오래전부터 다양한 장르를 초월한 음악을 선보였던 그룹들도 진정성을 더했다. 국악기와 서양악기로 구성된 프로젝트 위로(WERO) 팀은 400회 이상 해외 공연을 했다는 사실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디션 계의 새로운 장르를 연 ‘조선판스타’로 참신하다는 느낌만으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없음이 증명됐다. 국악 열풍은 특정한 마니아층만 소비한다고 여겨지는 국악이라는 장르를 얼마나 대중들이 소비하게 만들고, 찾게 만들지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대중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에 ‘풍류대장’ 심사위원들은 국악이라는 장르를 대중이 함께 소비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심사했다. 성시경은 정가 창법을 선보인 참가자에게 “‘소비자로서 이 음악을 소비하고 싶은가’라고 생각했을 때 그럴 수 있겠다는 요소가 많았다”며 “정가 창법이 외국인들이 들었을 때 한국적이면서 신비롭게 들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가 트로트는 특정 연령대에서만 소비하는 장르가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인식을 심어준 만큼, ‘풍류대장’이 국악 열풍을 이끌며 모든 사람들이 함께 국악을 즐기게 할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JTBC ‘풍류대장’은 매주 화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한하림 기자 har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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