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친 집 매매한 동네 가다.."로또 수준 우연의 일치?"

박수지 2021. 9. 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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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논란]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 누나가 2019년 구입한 서울 연희동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버지의 집. 박수지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 누나(60)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버지(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소유한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을 2년여 전 19억원에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김씨와 개인적 친분이 없으며 거래는 아버지가 직접 한 것이어서 매입 대상자가 누구인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직 검찰총장부터 대법관까지 두터운 법조계 인맥을 자랑하는 김씨 가족이 당시 급매물로 내놓았다는 윤 전 총장 부친의 집을 때마침 사들인 것이어서 여권은 물론 야권 대선 경쟁자를 중심으로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의 일치”(홍준표)라며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29일 해당 주택 등기부등본을 보면, 김만배씨 누나는 2019년 4월30일 연희동 윤 전 총장 부친 소유 단독 주택을 사들였다. 1974년 지어진 이 집은 연세대 기숙사 담벼락 바로 앞 조용한 고급 주택가에 있다. 314.4㎡(약 95평) 대지에 2층짜리 주택(연면적 192.13㎡·약 58평)이다. 매매 당시 윤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었고, 김씨 누나가 이 집을 자신 명의로 등기한 그해 7월2일에는 검찰총장 후보자 신분이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윤 전 총장 부친은 해당 거래보다 보름 앞선 4월15일 서대문구 남가좌동 아파트를 11억여원에 구입했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매매가 윤 전 총장을 상대로 한 ‘뇌물 성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19억원짜리 매매 계약서와 중개 수수료 1254만원 영수증을 공개하면서 “윤기중 교수의 건강 문제로 부동산중개업소에 평당 2000만원에 (싸게) 내놨고, 중개업자가 데려온 사람의 개인 신상을 모르고 계약한 것이 전부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전혀 없고, 매매대금 19억원만 받았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도 이날 예비역 병장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모님 집을 사간 사람이 김만배씨 누나라는 것은) 어제 처음 알았다. 사간 사람이 누군지 어떻게 알겠나”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김만배씨를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분이 서울지검, 대검도 출입했을 것이고 우리도 인사이동을 하며 왔다 갔다 하니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도 “개인적 친분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조에서도 본 것이 거의 9, 10년은 된 것 같다. 서로 연락하고 만나는 친분은 전혀 없다”고 했다.

당시 주택 거래를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한겨레>와 만나 “(윤 교수 쪽은) 주택을 시세 수준으로 약 20억원에 내놨고, 다른 일반적인 거래처럼 흥정 끝에 19억원에 매매가 됐다”고 설명했다. ‘급매’로 싸게 팔았다는 윤 전 총장 쪽 해명과는 달리 시세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2019년 당시엔 평당 1900만~2300만원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주택 현재 시세는 25억~30억원 사이 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윤 전 총장 쪽과 김씨 쪽이 서로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집을 산 김씨는 2019년 초부터 개를 키울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연희동 주택을 염두에 두고 집을 보고 있었다. 다른 집들을 먼저 보다가 도중에 윤 전 총장 쪽 주택이 매물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보통의 집 거래와 다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씨가 집을 여러 차례 보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 쪽 주택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등 의문은 남는다. 공인중개사는 “김씨는 주로 윤 교수 딸과 소통했다. 윤 전 총장 쪽 주택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유튜브채널 <열린공감티브이(TV)>는 김씨가 수원에 실거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연희동 주택을 매입한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뇌물 의혹을 제기한 <열린공감티브이>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이날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제공

박수지 김미나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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