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찰관 비위 수사, 법조계·재개발 업계로 전방위 확산

장아름 입력 2021. 9. 29. 18:23 수정 2021. 9. 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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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수사 정보 유출→사건 알선·청탁 의혹 관련자 줄줄이 대상
광주경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박철홍 기자 = 수사 기밀을 유출하고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된 현직 경찰관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해당 경찰관에게 수사 정보를 요청한 사람은 물론이고 사건 수임에 관여하거나 브로커를 통해 수사 청탁을 시도한 혐의가 있는 관련자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왼쪽) 경찰 (CG) [연합뉴스TV 제공]

수사 정보 유출→경찰·법조계·재개발 업계 비리로 커져

29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광주경찰청 소속 A 경위를 공무상 비밀누설,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A 경위는 수사 상황을 지인에게 유출하고 과거 재개발구역 철거업체 선정 입찰 담합 혐의 수사 중 인지한 범죄 사실에 대해 관련자를 입건하거나 추가 조사도 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 경위와 관련한 수사는 크게 세 갈래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는 수사 상황을 동료 경찰관이나 지인에게 유출한 혐의와 관련된 수사다.

이와 관련해 A 경위의 고교 동문이자 광주 지역 모 변호사 사무장이었던 B씨가 한때 체포됐다가 석방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두 번째는 직무유기 관련이다.

A 경위가 월산1구역 철거 공사와 관련해 C씨의 입찰 방해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입건하지 않고 사실상 묵살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서구의 다른 재개발지역 불법 행위를 수사하던 중 C씨가 입찰 담합을 주도한 사실을 확인해 추가 입건했고, C씨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세 번째는 수사나 재판에서 편의를 받기 위해 금품이나 청탁이 오간 의혹들로, A 경위가 청탁 대상이 아닌 사안들까지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A 경위 담당 사건 다수를 사무장 B씨가 근무했던 사무실에서 수임했다는 의혹, 수사 관계자와 법조계의 추가 유착 의혹을 함께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 경위가 사건을 묵살했다는 의혹을 받는 C씨는 경찰관과 지역 변호사들과 인맥이 넓다고 하는 재개발사업자 D씨를 통해 수사와 재판에서 경찰·검찰 수사관들이 잘해주도록 도와달라며 억대 금품을 제공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D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D씨는 해당 변호사들에게 애초 약정한 선임료를 전달한 것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과 함께 학동4구역 철거업체 선정과 관련해 돈을 받은 브로커 이모씨에게 1억원을 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의 업체는 이후 95억원 규모의 학동4구역 정비기반시설 철거 업체 두 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광주 학동참사 엄정 수사"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29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경찰청 앞에서 학동참사 시민대책위 관계자들이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9.29 iny@yna.co.kr

시민단체 "수사 은폐 의혹", 경찰 "직무유기 사실 아냐…자체 감찰 착수"

광주시민단체들은 A 경위가 2018년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제보를 받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경찰은 이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학동참사시민대책위원회는 "구속된 수사팀장은 2018년 10월에 이미 공익제보자로부터 학동4지구 재개발사업에서 발생한 각종 비리 의혹을 제보받았으나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학동 붕괴 참사의 몸통 중 하나로 평가받는 현 재개발조합장의 불법 선거 의혹을 덮었다"고 주장했다.

또 "학동 참사 이후에도 해당 수사팀장은 공익제보자에게 추가로 상당한 자료를 받아 갔으나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 비리 수사는 큰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며 "그가 수사팀장의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비리를 덮기 위해 수사를 방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도 했다.

광주경찰청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시 A 경위가 두 가지 제보에 대해 총 4차례 공익제보자 조사 중 3차례 조사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익제보자는 ▲ 학동 4구역 조합장 선거에서 홍보요원의 선거 개입 문제 ▲ 학동 특정 지역의 다세대 주택이 일반 건축물에서 집합건축물로 전환되는 과정의 불법 의심 정황 등을 제보했다.

경찰은 선거 개입 의혹은 당시 홍보요원 조사와 통화내역 분석 등을 통해 혐의를 입증,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으나 검찰에서 최종 불기소 처분됐다고 설명했다.

다세대주택 전환 문제점은 구청 공무원 조사 및 자료 등으로 판단하건대 단순 행정착오에 의한 전산 오입력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A 경위를 비롯한 수사팀은 홍보요원 배후에 있는 조합 관련자 규명을 위해 금융계좌 영장 3회, 장소 압수수색영장 1회 등 총 4회에 걸쳐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이를 모두 청구하지 않는 등 강제수사를 통한 혐의 입증이 어려워 홍보요원만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경찰은 해명했다.

A 경위가 C씨를 입건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C씨 업체가 다른 업체와 담합해 입찰을 방해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으나 C씨 업체 대표는 그의 누나였고 두 업체 모두 'C씨 업체는 들러리였고 다른 업체가 실제 낙찰받았다'고 주장해 C씨를 입건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던 C씨가 검찰에서 반대로 자신이 범행을 주도했다고 진술한 것을 1심 판결문을 받고 나서야 뒤늦게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 경위를 포함해 해당 수사팀을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 비리 수사에서 배제 조치하고 별도로 감찰에 착수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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