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긴축·인플레 겹악재에 코스피 출렁.."추가 하락 염두에 둬야"

한동희 기자 입력 2021. 9. 29. 18:14 수정 2021. 9. 2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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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6개월만에 최저..리서치센터장 진단]
유동성 축소 우려에 외인·기관 매도
국내 반도체·車 공급망 불안도 한몫
지수 하단 2,800~3,000 수준 전망
환율·美국채금리 상승 둔화가 관건
실적 좋은 리오프닝株 매력 커질것
[서울경제]

글로벌 증시가 최근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 방어를 위해 진행해온 사상 최대 규모의 ‘돈 풀기(양적 완화)’를 거둘 채비를 본격화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돈이 마른다’는 공포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여기에 중국에서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기가 고조되고 우리나라에서는 양대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공급망 불안마저 들불처럼 번지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럽게 주저앉은 증시에 “이번 폭락이 며칠 내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에는 실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좋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긴축·인플레 겹악재에 아시아 증시 일제히 하락=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65포인트(1.22%) 내린 3,060.2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29일(3,036.04)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개인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해 9,613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579억 원, 3,135억 원을 순매도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주저앉았다.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639.67포인트(2.12%) 내린 2만 9,544.29에 거래를 마감하며 3만 선을 내줬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65.92포인트(1.83%) 빠진 3,536.29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은 그동안 세계 주식시장을 견인해온 저금리와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는 시각 때문이다.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런 불안을 반영하며 전날 미국 10년물 금리는 장중 1.50%를 돌파하며 올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지윤 KT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연준의 긴축 정책 우려가 커진 것이 증시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한국 증시의 상승 동력인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난맥에 따른 실적 악화 전망도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박스권···“2,800선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도”=각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은 연말까지 박스권 또는 추가 하락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며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유안타증권은 코스피지수가 2,800~3,300선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고 하나금융투자증권도 3,000~3,300 수준으로 내다봤다.

다만 환율·금리 동향이 변할 경우 반등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의 고점이 코스피의 저점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원화에 대한 달러화 환율이 1,220~1,230원대까지 올라가면 외국인 입장에서도 환으로 손해볼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속도가 둔화하거나 하락 전환하기 시작하면 증시가 다시 반등할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고밸류 피하고 이익 체력 튼튼한 리오프닝주 선별해야=개인투자자의 남은 하반기 투자 전략을 두고는 대체로 고(高)밸류에이션 종목은 주의하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할인율을 뜻하는 금리의 상승은 미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축소시키는데 먼 미래에 대한 이익 가중치가 높은 성장주에 특히 부정적이다. 김지산 센터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산업은 피하는 것이 수익률 방어에 유리한 전략”이라며 “2차전지·바이오·인터넷 업종에 대한 매수를 줄여 위험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스피 기업들의 ‘기저 효과’ 모멘텀이 소강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실적에 기반한 종목 장세가 올 4분기 내내 펼쳐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익 피크아웃(고점 통과) 논란에서 자유로운 업종에 대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김승현 센터장과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리오프닝 섹터가 안전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승현 센터장은 “리오프닝 업종 안에서도 종목 선별 작업이 필요하며 내년에 확실한 이익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점쳐지거나 이미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작된 항공·호텔·레저 업종에 주목한다”고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일부 경기민감주가 거친 조정을 받았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상존해 이들의 상승 탄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경기와 무관하게 정책 측면의 상승 동력에 있는 건설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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