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제 발등 찍은 카카오페이..결국 두번째 상장 연기

이한승 기자 2021. 9. 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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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금융가 인사이드 시간엔 플랫폼 기업 전방위 규제 움직임에 유탄을 맞은 카카오의 핀테크 자회사 카카오페이를 지난 시간에 이어 계속해서 다뤄보겠습니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카카오페이가 당초 10월로 예정했던 상장 일정을 11월 초로 재차 연기했습니다. 

앞서 상장을 한 차례 미룬 적이 있어서 이번 두 번째 상장 연기를 두고 벌써부터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속사정이 있는 건지, 이한승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상장이 두 번이나 연기된 건 이례적인 것 아닌가요? 

[기자] 

네, 흔한 사례는 아니죠.

상장일정이 8월에서 10월로 미뤄졌을 때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있었고, 이번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이 카카오페이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카카오페이와 같은 금융 플랫폼 업체들은 그동안 금융상품을 소개하고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해왔는데요. 

업체들은 이런 서비스들을 '단순 광고대행'이라고 했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중개 행위로 보고 금소법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금융상품을 중개하려면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라이선스 없는 업체들이 중개 행위를 해왔다는 겁니다. 

6개월 간의 계도기간을 끝내고 9월 25일 금소법이 본격 시행됐는데요.

결국 법 위반 소지를 해소하라는 당국 지적에 카카오페이 상장에도 제동이 걸린 것입니다. 

[앵커] 

법 위반 소지를 해소하는 것과 상장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 건가요? 

[기자] 

상장 작업을 진행하려면 증권신고서를 당국에 제출해야 하는데요.

여기에 어떤 사업을 영위하는지를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제출했던 증권신고서에는 금소법에 위반되는 사업도 들어가 있어 증권신고서를 정정해서 다시 제출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상장 일정도 10월에서 11월로 미뤄진 거고요. 

[앵커] 

카카오페이가 일부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 이 부분도 연관이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운전자보험이나 반려동물 보험, 해외여행자 보험 등 보험 상품 위주로 서비스가 잠정 종료됐고요. 

타사에 소속된 전문 상담원을 통해 제공하던 보험 상담 서비스도 잠정적으로 중단됐습니다. 

그리고 판매와 중개 등의 서비스를 누가 제공하는지를 명시해놓기도 했습니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 증권이 라이선스가 있어 상품을 팔았지만, 모회사인 카카오페이는 라이선스가 없는 만큼 법 위반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앵커] 

그런데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준비한 지 꽤 오래됐을 텐데 왜 이제야 이러는 거죠? 

법 위반 소지 있다는 걸 몰랐던 걸까요? 

[기자] 

금융위는 카카오페이가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세 번에 걸쳐 관련 지침을 제공했고, 6월 중순에는 카카오페이를 포함해 토스와 네이버 파이낸셜 등 세 곳을 직접 불렀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컨설팅까지 제안했다고 하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금융위원회 관계자 : 만약 법적 리스크가 있다면 '우리한테 알려달라, 그렇다면 컨설팅을 해주겠다' 이런 얘기까지 했어요. 필요한 부분을 컨설팅해주겠다고 했던 건데, 전혀 얘기가 없었던 거죠. 저희한테.] 

금융위는 이 대목을 어떻게 해석했을까요? 

답을 들어보시죠. 

[금융위원회 관계자 : 저희는 '검토하나 보다, 계도기간 중에 하나보다'(라고 생각한 거죠.) 그게 상식적이지 않나요.] 

그런데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업계에서 반발하니까 금융당국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앵커] 

불러서까지 얘기했다면 카카오페이도 인지를 하고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카카오페이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카카오페이 공식입장 다만 증권신고서를 정정 신고하면서 법률적 테두리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입장을 밝혔고요. 

향후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사전 협의를 거쳐 필요한 자격을 취득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페이가 나름대로의 노력을 해왔다곤 했지만 결과적으로 일부 서비스가 중단되고 계획했던 상장 일정도 미뤄졌다는 점에서 결국 제 발등을 찍은 게 아니냐는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카카오페이 입장에선 상장을 코앞에 두고 또다시 금융당국의 규제라는 암초를 만난 모양새인데요. 

결제·송금 서비스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보험과 대출·투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려던 카카오페이의 계획이 과연 성공할지 지켜보겠습니다.

이한승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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