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지구 입찰에 메리츠·산은 컨소는 왜 AMC를 안넣었나

김미영 2021. 9. 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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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처럼 불어닥친 '대장동 개발의혹'의 시발점인 민간사업자 선정과정에서의 투명·공정성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메리츠컨소와 산은컨소가 왜 AMC를 포함시키지 않았는지부터 의문이 제기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모를 주관한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하나컨소를 내정해놓고 메리츠·산은을 구색맞추기용 들러리로 세운 것이란 의혹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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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개발사업 사업자선정과정 의혹 지속
"할 말 없다" "직원들 퇴사"..해명 석연찮아
사업계획서도 '오리무중'..野 "모두 국감 나와라"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쓰나미처럼 불어닥친 ‘대장동 개발의혹’의 시발점인 민간사업자 선정과정에서의 투명·공정성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3개 컨소시엄 중 ‘하나은행 컨소시엄’만이 자산관리회사(AMC)인 화천대유를 끼워 넣어 최고점수로 우선협상자를 따낸 과정이 석연치 않단 것이다. 사실상 ‘하나은행 컨소’를 낙점해놓고 나머지 2개 컨소를 들러리 세웠다는 이 의혹은 다음달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29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화천대유(사진=연합뉴스)
2015년 3월 26일 대장동사업에 사업계획서를 낸 곳은 △‘하나은행 컨소’(하나은행·국민은행·기업은행·동양생명·하나자산·화천대유)△‘메리츠증권 컨소’(메리츠종합금융증권·외환은행) △‘산업은행 컨소’(산업은행·부산은행·전북은행·대우증권)다. 공모지침서엔 자산관리회사 설립·운영계획(20점)이 운영계획 평가항목에 담겼지만 이를 충족한 건 하나컨소뿐이었고, 다음날 곧장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메리츠컨소와 산은컨소가 왜 AMC를 포함시키지 않았는지부터 의문이 제기된다. 공모지침서에 이미 있는 내용이었고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AMC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은 “AMC 포함 여부는 현재 확인이 안된다”면서도 “일반적으로 AMC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에 구성한다”고 답했다. 산은은 “제안 당시 AMC로 대장동개발회사를 계획이 없었던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 구성할지 계획은 포함했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업무를 담당한 직원들이 모두 퇴사했고 관련 자료가 남지 않아 알 수 없다”고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모를 주관한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하나컨소를 내정해놓고 메리츠·산은을 구색맞추기용 들러리로 세운 것이란 의혹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부동산 PF 업무를 맡아온 증권사 한 관계자는 “보통 평가항목이 공개되면 거기에 맞춰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춰 신청하는데, 평가점수 20점이나 되는 AMC를 넣지 않고 컨소를 구성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나머지 2곳의 들러리 의혹에)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시행사 한 관계자도 “개발사업을 위한 민간사업자 선정 때는 이미 사업자를 다 맞춰놓고 형식적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며 “대장지구의 경우 공모에 떨어진 경쟁사들은 이미 결과를 짐작하고 AMC까진 구성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나 메리츠·산은컨소는 이러한 의혹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항목 비교를 위한 3개 컨소의 입찰 제안서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메리츠컨소가 하나컨소보다 성남시에 더 많은 이익을 안겨줄 계획서를 냈음에도 입찰에 실패했다”는 주장을 폈다. 메리츠컨소는 5000억원 상당의 기반시설을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수익은 지분대로 분배하겠다고 했지만, 하나컨소는 기반시설 포함 5500억원만 보장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산은컨소는 관련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국회 정무위원들이 금융감독원과 산은 등에 자료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현재 국민의힘은 국회 정무위의 국감 증인으로 이들 3개 컨소 관계자와 성남시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대거 신청했다. 이들을 불러 직접 선정과정 전반의 특혜, 들러리 의혹을 따져 묻겠단 태세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고 있어, 증인채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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