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 99만원, 간병비 46만원.. 尹, 부친 집 매매 논란에 통장 통째 공개

김명일 기자 2021. 9. 2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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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캠프가 공개한 통장내역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이 화천대유 김만배씨의 친누나에게 집을 판 것과 관련해 여권과 당내 경쟁자들이 잇달아 의혹을 제기하자,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사생활이 담긴 통장을 통째로 공개했다.

2019년 4월 윤 전 총장 부친(90)은 화천대유 최대 주주 김만배씨의 누나(60)에게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을 19억원에 매각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연일리 없다’ ‘다운계약 아니냐’ ‘이면 계약이 있을 것‘ 등 각종 의혹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 캠프는 29일 오전 부친이 단독주택을 김씨에게 판 매매계약서를 공개했고, 오후에는 거래가 이뤄진 시기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이 넘어간 통장 내역 일체를 공개했다. 앞서 공개된 계약서가 사실과 다름 없다는 것이었다. 주택 거래와 관련 없는 부분을 가리지 않아, 월 신용카드 대금, 아버지 간병비, 통신요금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윤석열 캠프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통장내역을 공개하면서 “연희동 집 매매와 관련된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 대응하겠다”라고 했다.

최 부대변인은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한 통상적인 거래로서, 매수자의 신상을 알 수 없었다. 부동산중개업소에 집을 내놓은 후 3명 정도의 매수의향자가 와서 집을 둘러보았고, 최종적으로 매수 의사를 밝힌 김씨와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매매 과정에서 20억원을 요구하였다가 19억원으로 한차례 낮춰 주었고, 매수자 김씨가 1억원을 더 낮춰달라고 했으나 거절하고 19억원에 매매한 것이다. 뇌물이라면 가격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이어 “매수자 김씨는 연희동에 있는 주택을 매수하기 위해 윤기중 교수 집 외에도 여러 부동산 물건을 둘러보았고, 그 중 가장 조건이 좋은 주택을 선택한 것이다. 화천대유, 천화동인을 통해 천문학적 수익을 낸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부동산 쇼핑을 하러 다니다가 수많은 매물 중 우연히 연희동 주택을 매수한 것뿐”이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가 공개한 통장내역서.

그러면서 “다운계약서 의혹도 터무니없다. 통장거래 내역을 전부 공개한다”라며 “계약서 작성 일자는 2019. 4. 30.로 되어 있으나, 실제 계약일은 2019. 4. 12.이다. 계약 체결과정에서 김씨가 최초 개인 명의로 사겠다고 했다가 법인 명의로 사겠다고 번복하고, 다시 개인 명의로 사겠다고 하는 과정에서 ‘계약서 작성일자’만 늦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대변인은 “2019. 4. 12.경 수표로 계약금 1억 8000만원을 받아 4. 15.경 입금했다. 중도금은 2019. 5. 10.경 2억원, 5. 30.경 7억 7000만원, 6. 3.경 5000만원을 받았다. 잔금은 2019. 7. 2.경 7억원을 받았다. 통장상 19억원이 입금된 것이 명확히 드러나 있다”라며 “윤기중 명예교수의 고관절 문제로 시급히 이사를 가야 했기 때문에 아파트(등기일자 2019. 6. 12.)의 대금은 연희동 집을 판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지급하였고, 자금원에 의문의 소지가 없다. 4. 12. 연희동 집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4. 15. 남가좌동 아파트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어떠한 의혹도 있을 수 없다”라고 했다.

최 부대변인은 “윤기중 명예교수는 45년간 장기 거주하여 양도소득세 부담이 높지 않아 다운계약서를 쓸 이유가 전혀 없고, 계약 체결 전 과정에 부동산 중개업자가 참여했다”라며 “처음엔 시세 보다 높게 사줘서 ‘뇌물’이라고 하더니, 시세 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한 것이 밝혀지자 ‘다운계약서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으니 터무니없는 일이다. 부동산계약을 빙자하여 뇌물을 주려고 하였다면 실제 시세보다 비싼 ‘업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 또한 시세 보다 낮춘 ‘다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함인데 45년 장기 거주하여 그럴 이유도 없었다”라고 했다.

이번 통장 공개는 윤 전 총장 거래를 놓고 당내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의혹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날 유승민 대선 캠프의 이수희 대변인은 “김씨가 왜 하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자 차기 유력 검찰총장 후보였던 윤석열 후보 부친의 단독 주택을 매수하였을까”라며 “아무리 급매라도 31억원이 넘는 주택을 19억원에 매도했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다운계약서 의혹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와 캠프가 화천대유 비리 의혹에 대한 발언과 논평이 다른 유력 경쟁자들에 비해 너무 적다”며 “그 이유가 윤 후보 본인이 화천대유 법조카르텔의 동조자이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의원 역시 “관할 검사장 출신, 검찰총장 출신, 특검 검사 출신, 민정수석 출신에 이어 이재명 피고인을 재판 중이던 대법관에까지 손을 뻗치고 검찰총장 후보로 인사청문회 대기 중이던 사람의 부친 집도 사주는 이상한 행각의 연속”이라며 특검을 촉구하면서 윤 전 총장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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