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삼전주주 어떡하나..TSMC 마이크론까지 우수수 떨어진다

김인오 2021. 9. 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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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탄 맞은 반도체 종목
美유동성 흡수에 빅테크 된서리
고평가 부담에 업황도 안갯속
반도체 종목 주가 타격 더 커
삼전 2.8% 하이닉스 3% 급락
마이크론 실적하향 충격 키워
공급부족 해소 전망도 악재로
월가 "기술주 매도세 커질듯"

◆ 혼돈의 전세계 증시 ◆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29일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코스닥이 모두 1%대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시세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박형기 기자]
올해 자동차를 비롯해 산업 각 분야를 휩쓴 반도체 부족 사태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자 글로벌 증시에서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오는 11월께 돈줄 조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공개 발언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주가 고평가 부담이 큰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반도체 산업은 폭발적 성장세가 정점에 달했다는 업계 진단까지 더해지면서 낙폭이 커졌다. 반도체 업체들이 내년 성장 전망을 확신하지 못한 탓에 투자자들도 서둘러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는 모양새다.

29일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 시가총액을 떠받치는 양대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88% 떨어진 주당 7만41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3.38% 하락하며 10만원에 마감했다. 대만 증시에서도 TSMC 주가가 2%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7~9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28.9% 늘어난 16조2000억원(시장 평균 전망치는 15조6825억원)일 것"이라면서도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낮춘 건 개인용 컴퓨터(PC)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4분기 이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약세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은 이미 4분기 이후 D램 가격 하락을 주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3분기 호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D램 가격 약세는 지난해 3~4분기처럼 단기적인 조정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앞서 28일(현지시간)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를 추적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루 새 3.8% 떨어진 3314.39를 가리켰다. 하루 전날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코드 콘퍼런스 2021'에서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반도체 부족 해소 전망을 냈고, 이어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이 분기 실적 전망을 낮췄는데 이것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기대감을 낮추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날 마이크론 측은 "자사 회계연도 기준으로 남은 분기(올해 9~11월) 매출이 시장 예상치에 미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가 예상한 해당 분기 매출 범위는 74억5000만~78억5000만달러로 월가 평균 전망치(약 85억7000만달러)보다 1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재택근무와 원격교육이 확산됐고 이에 따라 PC 수요가 늘어났는데, 최근 수요 증가세가 주춤해지면서 반도체 주문도 줄어든 것이 마이크론 전망 하향의 배경이다. 이날 마이크론 주가는 전날보다 2.77% 떨어졌다.

'코드 콘퍼런스 2021'에서도 반도체 수급 대란이 해소되고 있다는 업계 발언이 나오면서 반도체 업계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수 CEO는 이날 행사에서 "반도체 공급이 점차 늘어나면서 2022년에는 부족 사태가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투자가 줄 이은 결과 올해에만 새 반도체 공장이 20곳 가동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공장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수 CEO가 "새 공장이 본격 가동되려면 통상 18~2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부족 상황이 해소되기 힘들다"고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기대감이 빠르게 식었다. 최근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이례적으로 반도체 단가를 올릴 정도로 생산이 달리는 상황이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이점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반도체 대란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IDC는 "반도체 시장은 2022년 중반이면 수급 균형을 이루고 2023년이 되면 오히려 공급과잉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8일 뉴스트리트리서치는 "반도체 사이클이 피크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독점 생산 업체인 네덜란드 ASML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반면 일부 반도체 주식은 매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MD의 자일링스 인수 작업이 각국 정부 승인을 얻어 마무리되면 회사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수 CEO는 지난해 350억달러에 합의한 자일링스 인수 계약이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기술주 향방에 대해 월가 일각에서는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7%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이 경우 기술주 낙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으로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위주로 매도세가 더 커지면 S&P500지수가 200일 이동 평균인 4127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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