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600억 임대주택 땅 기부 제안에도..메리츠證, 대장동 개발서 탈락
◆ 대장동 개발 팩트체크 ③ ◆
LH는 2009년 말 합병 이후 당시 개발사업을 줄이고 있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다시 LH와 협의해 공영개발로 환원했으면 될 일인데 성남시가 '시어머니' 격인 국토교통부·LH 없이 성남시 주도로 도시개발사업을 하다가 결국 막대한 개발이익을 몇몇 민간사업자에 몰아줬다.
▷메리츠, 서판교 연결 터널공사 확약 vs 하나은행, 배당금 1822억원
이재명 경기지사 측 해명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공공 이익으로 환수한 부분은 모두 5503억원이다. 이는 대장지구 북측 서판교 연결 터널 공사비 920억원, 1공단 공원 조성비 2761억원 그리고 배당금 1822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결론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은 메리츠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임대주택 용지 A11블록을 받아낼 것인지 아니면 화천대유가 속해 있는 하나은행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배당금 1822억원을 받을 것인지 사이에서 후자를 택한 것이다. 화천대유가 대장지구 토지를 조성한 뒤 이를 민간에 판매할 때 가격은 3.3㎡당 대략 1900만원 수준이었다. 1800만원으로 계산해도 메리츠 측이 제시한 A11블록은 26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다만 사업자를 공모하던 2015년 시점에서 정비가 완료된 대장지구 토지가격을 3.3㎡당 1800만원 수준으로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예상 충분히 가능했다
대장동 사업 공모 단계에서부터 성남시는 8800억원대 이상의 이익을 예상했다. 대장동 토지주들은 당시 3.3㎡당 600만원 이상은 받아야 하는 토지를 280만원에 넘겼다고 주장한다. 대장동 개발사업 면적이 약 91만2800㎡이므로 토지 매각으로만 8800억원대 수익이 가능하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당시 사업 공모 단계에서 성남시는 수익 4583억원을 확보했는데 1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민간과 반반 나누기로 주주협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대 아닌 일반분양으로 변경 목적
특히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간사업자를 위해 주주협약과 정관까지 고쳐가며 임대주택 용지를 떠안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임대주택 용지는 공공주택 용지나 연립주택 용지와 달리 수익성이 약하고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떠안은 임대주택 용지마저 일반분양으로 용도 변경하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끝내 일반분양으로 용도를 변경하지 못하고 임대와 일반분양 중간 단계인 공공분양으로 바꿨다.
민관 합동 특수합작법인(SPC) 성남의뜰의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15년 7월 회사 성립 당시 일종의 우선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는 'A11 공급가액 가운데 배당금을 1822억원으로 확정'하지만 2019년 2월에는 'A10 매각대금 전부'를 배당금으로 받기로 정관을 수정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A11 대신 A10 용지로 고친 것은 직접 임대주택 용지를 떠안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사업 공모 단계에서는 A11 용지가 임대주택 용지였으나 나중에는 '판교 더샵 포레스트'로 일반분양됐다. 대신 A9와 A10 용지가 임대주택 용지가 됐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공개한 '판교대장지구 임대아파트 용지 처리 방안'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9년 6월 A10 임대주택 용지를 일반분양으로 용도 변경을 추진했다. 국민임대 용도로 땅이 팔리지 않자 분양 용도로 바꾸려는 것이다. 끝내 A10 용지에는 무주택 저소득층을 위한 1200가구 국민임대 주택이 아닌 공공분양 749가구, 공공임대 374가구가 들어선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A10 매각대금 전부인 1830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2019년 2월 주주협약과 정관을 변경한 까닭은 그 당시 공급이 계속 안 돼 혹시라도 전환할 때 초과금에 대한 논쟁이 없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희석 기자 / 박윤예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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