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리유저블컵' 대란..환경 파괴 조장 우려 '친환경' 캠페인

이용성 2021. 9. 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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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 동안 무료로 제공하는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다회용 컵)을 받기 위해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 소비자들이 몰리며 '리유저블컵' 대란이 일어났다.

스타벅스 측은 다회용 컵 사용 권장 등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소개했지만, 정작 '리유저블컵' 행사가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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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저블컵' 행사에 이용자 몰려 '북새통'
중고거래 사이트까지 '리유저블컵' 등장
"'친환경 행사가 오히려 환경파괴" 비판도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단 하루 동안 무료로 제공하는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다회용 컵)을 받기 위해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 소비자들이 몰리며 ‘리유저블컵’ 대란이 일어났다. 스타벅스 측은 다회용 컵 사용 권장 등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소개했지만, 정작 ‘리유저블컵’ 행사가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월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들이 다회용 컵에 음료 담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코리아는 이날 하루 매장을 방문해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그란데 사이즈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 전날 ‘리유저블컵’ 한정 행사…곳곳 매장 ‘북새통’

29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스타벅스는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인 10월 1일을 기념해 하루 동안 일회용 컵 대신 ‘리유저블컵’에 음료를 담아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한정 수량으로 받을 수 있는 무료 굿즈로 입소문을 타면서 각 주요 스타벅스 매장에는 ‘리유저블컵’을 갖기 위한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 서울 강남구, 서초구 등 주요 도심의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주문이 수십 건이 밀려 있어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커피를 받을 수 있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는 음료 픽업 대에는 평소와 달리 아직 가져가지 않은 음료 10여 잔이 쌓여 있는 광경이 연출됐다. 비대면 주문을 통해 한정 수량인 ‘리유저블컵’을 미리 확보하려는 소비자들 때문이었다. 비대면으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스타벅스 앱에도 한때 동시 접속자가 수천명을 넘어가면서 한때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텀블러 많지만, 한정판이라”…중고거래 사이트에도 등장

이를 두고 애초 일회용 컵 사용 절감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기획이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을 늘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정판인 ‘리유저블컵’을 가지려고 불필요한 플라스틱 소비를 하거나, 재판매 목적으로 여러 개를 사들이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20대 직장인 배모씨는 “집에 텀블러가 많은데도 한정판이라고 해서 괜히 갖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집에 비슷한 텀블러나 컵이 많아 나중에 ‘리유저블컵’을 재사용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7)씨도 “컵이 예쁘게 나와서 가지고 싶었다”라며 “집에서나 조금 쓸 것 같고, 굳이 밖에서는 안 쓸 것 같다”고 답했다.

전날 30분 넘게 기다려 ‘리유저블컵’을 받았다던 이모(31)씨는 “장식용으로 ‘리유저블컵’을 소장하기 위해 일부로 먼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까지 갔다”며 “나중에 되면 버리거나 중고거래에 팔 예정이지 사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는 ‘리유저블컵’을 판매한다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해당 컵은 개당 3000~4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고거래 앱에 스타벅스 ‘리유저블컵’이 올라와 있는 모습.(사진=당근마켓 앱 갈무리)

“‘리유저블컵 행사’는 모순된 행동…오히려 환경 파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주장에 대해 환경 전문가들은 ‘리유저블컵’행사가 스타벅스의 ‘그린 워싱’(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스타벅스가 ‘한정판’, ‘하루 동안’이라는 문구로 행사를 진행해서 소비자들은 희소성 때문에 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리유저블컵’ 제공이 아닌 일회용 컵의 수거나 텀블러를 가져오면 혜택을 주는 등 실질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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