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결국 파벌 힘 빌려 대권 잡아..'상왕' 아베 영향력 더 커질수도

박성규 기자 2021. 9. 29. 17: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압승을 거두며 일본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전 회장은 이날 1차 투표에서 256표를 얻어 고노 개혁상을 1표 차로 앞섰다.

요미우리가 선거 직전 실시한 의원 지지 동향 조사에서 기시다는 133표, 고노는 103표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고 일각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고노의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민당 총재 당선]
아베가 지지한 다카이치와 연합
결선투표서 예상 깨고 고노 압도
계파 정치 한계 여전히 못 벗어나
아베노믹스 수정 등 국정운영 부담
[서울경제]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후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압승을 거두며 일본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앞섰던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을 파벌의 힘을 빌려 꺾은 것이다.

기시다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파벌들이 탈계파 정치를 요구하는 젊은 의원들의 부상에 자율 투표를 선택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 역시 계파 정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밀어준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총무상과의 연합을 통해 승리를 이끌어내면서 향후 정국 운영에 아베 전 총리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전 회장은 이날 1차 투표에서 256표를 얻어 고노 개혁상을 1표 차로 앞섰다. 박빙의 승부였지만 표심을 살펴보면 사실상 기시다의 완승이다.

요미우리가 선거 직전 실시한 의원 지지 동향 조사에서 기시다는 133표, 고노는 103표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고 일각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고노의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기시다는 148표나 확보했다. 반면 고노는 86표에 그쳐 114표를 얻은 다카이치 전 총무상에도 밀렸다. 결선 투표에서는 257표 대 170표로 격차를 더 벌렸다. 전날 극적으로 이뤄진 다카이치 전 총무상과의 연합이 승부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합으로 고노가 결선에서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한 소장파 의원들이 기시다에 표를 던질 것으로 봤고 이는 적중했다.

특히 고노는 당내 개혁파, 기시다는 온건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고노 담당상은 그간 소속 파벌이나 자민당 주류의 뜻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주관을 고집하는 성향 등으로 ‘자민당 내 이단아’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이번 선거에 대해 닛케이는 “정치 과제와 시류를 보고 움직이는 새로운 세대가 총재 후보를 밀어 올릴 것인가, 기존 파벌 역할이 유지될 것인가. 세대와 파벌이 서로 다투는 총재 선거는 자민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는 파벌의 우세였다.

다만 소장파 의원들이 기시다-다카이치 연합 이후 승리 가능성을 보고 기시다에 자발적으로 표를 던진 것일 수도 있는 만큼 계파 정치가 강화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번 선거로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선거에서는 기시다를, 이번 선거에서는 다카이치를 밀어주며 모두에게 일정 정도의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기시다 내각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기시다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총리에 오를 경우 계파 정치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계파의 덕을 본 그가 공약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베노믹스 수정을 선언한 기시다의 경제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기시다는 후보 토론회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해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분배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시다는 다음 달 4일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임명된 후 11월 치러질 중의원 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선거가 끝나면 기시다식 정책이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