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용광로' 2050년 사라진다

이유섭 2021. 9. 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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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앞서가는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올인
2040년까지 개발 끝내기로
2050년엔 제철공정도 전환
설비교체에 최대 40조 들어
국내 최대 온실가스 배출 기업에서 친환경 선두주자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포스코가 탄소중립 비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2040년까지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부사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일 사업으로 국내 최대 수요처가 될 수소환원제철은 2040년 기술 개발 완료를 목표로 국책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수소환원제철이란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생산할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철광석(Fe2O3)에서 산소를 분리(환원)해야 철이 된다. 그동안 석탄에서 생기는 가스가 환원제 역할을 했고,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했다.

유병옥 부사장은 또 "2050년까지 현재의 고로(용광로) 방식을 점진적으로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도입되면 고로에서 석탄과 철광석을 한데 녹이는 공정이 없어지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제철소에서 용광로를 볼 수 없게 된다. 그 자리는 '수소유동환원로'가 채우게 된다.

최정우 회장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다음달 6~7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국제 수소환원제철포럼(HyIS 2021)을 개최한다. 이 포럼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조기 상용화를 위한 철강사 간 공동협력을 강조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제안으로 세계 최초로 열리게 됐다. 김학동 포스코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개별 기업이 개발하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현실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전 세계 철강업체 간 공동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사업의 다른 한 축인 발전 분야에도 수소가 투입된다. 유 부사장은 "포스코 그룹사가 운영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에서 혼소 발전 비율을 점차 높여 나갈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100% 수소로 발전하는 수소터빈발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철강 물류용 트럭을 수소차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포항과 광양제철소 인근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러한 포스코 비전이 현실화 되려면 혁신 기술 개발과 함께 안정적인 수소 공급이 중요하다. 포스코 계산에 따르면 100% 수소환원에 연 300만t, 발전설비의 완전 수소 가동에 연 200만t이 넘는 수소가 필요하다.

포스코는 2050년 수소 500만t을 공급해 국내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고로 매몰을 비롯한 수소환원제철에 드는 비용은 30조~4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학동 사장은 "포스코만 놓고 봤을 때 고로 매몰에 5조~10조원, 신규 투자에 20조~30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일시적으로 들어가는 건 아니고, 공정 전환 및 설비 교체 시점에 맞춰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 차원에서 금융·세제 및 연구개발(R&D) 지원 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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