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규제 만능론 안돼" 디지털 플랫폼 품은 과기정통부

이대호 2021. 9. 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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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 기업 간담회 이어 정책포럼 마련
일방적 규제에 반대..임혜숙 장관 "조화로운 정책 필요"
스타트업선 규제 개선 목소리..주요 플랫폼선 상생 의지 강조
네이버 "같이 발전하겠다" 카카오 "구체적 방안 마련할 것"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기업 간담회’ 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허심탄회하게 말씀해달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29일 서울시 중구 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기업 간담회에서 다양한 의견수렴을 강조했다.

임 장관은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에는 혁신의 불씨를 꺼버리지 않도록 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일방적인 디지털 플랫폼 규제 논의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플랫폼 규제가 논의되는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결이 다른 부처의 역할론을 내세웠다.

물론 무조건적인 플랫폼 규제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 최소화’와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임 장관은 “카카오에서 상생안을 내놓았다고 알고 있다”며 “기업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질수록 사회적 책임 요구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고 추켜세웠다.

왼쪽부터 홍승일 힐링페이퍼(강남언니) 대표, 김종윤 야놀자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 여민수 카카오 대표, 김본환 로앤컴퍼니(로톡) 대표. (사진=과기정통부)
◇“규제 개선을” “열심히 상생하겠다” 플랫폼 간 온도차

기업 간담회엔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야놀자 등 주요 플랫폼 기업과 법률과 의료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로톡), 힐링페이퍼(강남언니)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장관 모두발언 이외엔 비공개였다. 간담회에선 스타트업과 주요 플랫폼 기업 간 발언에 온도 차가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생존이 화두인 스타트업에선 규제 개선을 힘줘 제언했고, 대표 플랫폼 기업들은 상생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를 참관한 관계자는 “로톡과 강남언니에선 규제와 이익단체 다툼 등 사업에 대한 어려움을 얘기하고 그 외 다른 기업들은 글로벌 진출과 열심히 상생하는 부분을 얘기했다”며 “정부는 규제가 능사는 아니다. 잘 살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두 대표는 말을 아끼면서도 ‘상생’에 무게를 실었다.

한성숙 대표는 “같이 발전해야 된다고 본다”며 “SME(중소사업자)와 같이 발전하면 저희 사업도 튼튼해지고 그런 차원에서 플랫폼 역할을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프로젝트 꽃 이후부터 저희 사업 자체가 (중소사업자와) 같이 가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세간의 플랫폼 규제 추진 논의와 추가 상생안 마련 등의 질문에 이렇다 할 언급이 없다가 “구체적으로 (상생) 방안을 마련해서 실천하도록 준비하겠다”며 짧게 입장을 밝혔다.

과기부가 ‘운전자’로…집단지성에 기대감

기업 간담회에 이어 곧바로 정책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학계(15명), 기업(10명), 기관(4명)의 각 분야 인사들이 참여해 정책 방향과 플랫폼의 사회적 가치, 이용자 보호 등을 종합 논의하는 자리다. 정책별 4개 분과를 마련해 연말까지 주요 과제를 도출한다.

임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입법적 규제 신설만이 최선이 아니며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 합의에 기반한 유연한 규제를 기본으로 하고, 필요한 부분에 한해 입법규제를 추진하는 등 혁신과 시장질서 및 이용자 보호 간 조화를 위한 지혜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포럼 시작을 알렸다.

이후 정책포럼은 비공개로 전환됐다가 예정된 시간을 넘겨 끝났다. 1차 전체 회의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진 않았으나, 플랫폼 규제 개선과 사회적 기여 등에 대해 향후 논의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포럼 민간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플랫폼에 대해 이렇게 집단으로 제대로 작업을 해보는 건 처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플랫폼이 더이상 뒤에 있는 아젠다(의제)가 아니라 사회의 중심이 됐다”며 “과기부가 중심이 돼 운전자로서 가겠다는 것을 표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책포럼에 참가한 홍승일 힐링페이퍼(강남언니) 대표는 “2주마다 모여서 분과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오늘은 킥오프(시작하는) 자리로 앞으로 논의에서 규제 개선 등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대호 (ldhd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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